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고양·하남 '임차인 갑질' 4억5000만원 처벌

수십개 임차인에 "계약서 늦장 발급·판촉비 떠넘겨"
'관리비 갑질 혐의' 스타필드 하남 건은 동의의결 수용

입력 : 2022-11-0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스타필드고양·하남이 ‘2019쓱데이’ 등 판촉행사를 하면서 판매촉진비용의 절반 이상을 임차인에게 떠넘겨오다 덜미를 잡혔다. 스타필드 고양·하남의 경우는 판촉행사에 대한 사전 약정 서명도 없이 수십곳의 매장임차인에게 관련 비용을 부담시켰다.
 
특히 이들은 총 94곳의 매장임차인과 매장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장임대차계약서'를 늦게 교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비 갑질 혐의’를 받아온 스타필드하남의 매장임차인 피해구제안이 담긴 '동의의결'과 관련해서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세계프라퍼티와 스타필드고양·하남 3곳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대해 과징금 총 4억5000만원을 부과한다고 9일 밝혔다.
 
조사 내용을 보면, 이들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일부 임차인과 매장임대차 계약을 하면서 계약서를 최장 109일 간 늦게 교부했다. 대규모유통업법상 계약서는 당사자들이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날로 즉시 교부해야 한다.
 
또 판촉행사를 하면서 비용을 매장임차인에게 과다하게 전가한 것도 덜미를 잡혔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 제11조에 따르면 임차인의 판촉비용 부담은 전체의 50%를 넘어선 안 된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임차인에게 법이 규정하는 한도 이상으로 판촉비용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판촉행사를 하면서 5개 매장 임차인에게, 스타필드고양·하남은 2019년 9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진행한 판촉행사에서 규정보다 많은 비용을 각각 10개, 22개 매장임차인에게 분담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프라퍼티는 2억1700만원, 스타필드고양 1억1000만원, 스타필드하남 1억2300만원의 과징금을 결정했다. 
 
지난달 28일 심의한 스타필드하남의 동의의결안과 관련해서는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피해 구제 등 시정 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타당성을 인정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스타필드하남이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도 매장 임차인에게 정상 영업 때와 같은 관리비를 부과한 것에 대해 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었다. 이에 대해 스타필드하남은 지난 4월 8일 동의의결을 신청했고 공정위는 협의를 거쳐 잠정안을 만든 뒤 30일간 이해관계인과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최종 동의의결안을 보면 스타필드하남은 임차인이 인테리어 공사 기간 중 부담한 관리비의 50%를 현금 환급하거나 75% 상당 금액의 광고 지원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두 선택지 모두 5억원이 한도다.
 
예를 들어 임차인 A가 인테리어 공사 기간 중 관리비로 2000만원을 냈다면, 1000만원 현금 환급 또는 1500만원 상당의 광고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환급받을 임차인은 관리비와 기업 규모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보상을 진행한다. 보상은 다음 달부터 1년 이내에 모두 마무리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심의를 통해 스타필드하남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스타필드하남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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