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태' 재발 방지…'수도권 집중'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전국 데이터센터 70% 수도권 입지…재난 취약
지역 구축 민간업체, 시설부담금 등 각종 인센티브

입력 : 2022-11-09 오전 11:46:2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부가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계기로 수도권에 쏠린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한다. 전력 수요 기준 데이터센터의 약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화재·지진 같은 재난 상황 발생 시 대규모 통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민간기업에 요금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해 지역 분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스토리지·설비를 연중 일정한 패턴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다. 현재 전국 142개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4006기가와트시(GWh)로 강남구 전체 계약호수 19만5000가구의 전력사용량(4625 GWh)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입지 기준 60%, 전력 수요 기준 70%의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돼 안전과 보안, 전력계통, 지역균형 측면에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수도권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데이터 손실, 인터넷 지연 등 통신 인프라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빚어진 카카오 먹통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산업부는 이런 우려를 반영해 △신규 대규모 전력수요에 대한 평가체계 강화 △지역분산을 위한 인센티브 도입 △지역의 전력수급 여건과 연계한 분산화 전략 마련을 추진한다.
 
우선 수도권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문턱을 높인다. 이에 따라 신규 데이터센터가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파급효과가 크거나 과도한 신규 투자를 유발할 경우 일정 기간 전기공급을 유예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될 예정이다.
 
또 대규모 전력수요자가 에너지 사용계획 협의를 진행할 때 반드시 한전의 전기사용예정통지 검토를 받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수도권 등 계통 포화 지역의 신규 데이터센터에 대해 파급효과 등을 평가하는 '계통영향평가 제도'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제정되면 도입할 계획이다.
 
반면 비수도권에 세우는 데이터센터에는 22.9킬로볼트(kV) 배전망 연결 때 케이블·개폐기 등 시설부담금 할인, 송전망 연결(154kV) 때 예비전력 요금 일부 면제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개설한 전력계통 여유정보 공개 시스템의 정보제공 범위는 기존 345kV 변전소 범위의 시·군·구 단위에서 154kV 변전소 범위의 읍·면·동 단위로 확대한다.
 
액화천연가스(LNG) 냉열·수열 등 버려지는 에너지를 데이터센터 냉각에 연계·활용해 전기 사용을 감축할 수 있는 입지 후보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호현 산업부 전력혁신정책관은 "추가적인 대규모 계통 보강이 없다면 현 상황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데이터센터 적기 건설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전력 공급이 풍부하고 계통 접속이 원활한 지역으로 분산해 입지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을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SK C&C 판교캠퍼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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