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부가 수소차 정책의 방향을 승용차에서 버스·트럭(상용차) 중심으로 선회한다. 수소 특성상 승용차보다 상용차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게 더욱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 0%인 청정수소 발전은 오는 2036년까지 7.1%로 끌어올린다. 또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액화수소충전소를 보급하고 연 4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설비(플랜트)도 구축한다. 기체 상태인 수소의 경우 운송과 저장이 까다로워 액체화하는 설비나 저장 기술이 대중화를 위한 핵심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열고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3대 정책 방향은 △발전·수송 생태계 성장을 위한 대규모 수요 창출 △청정수소 기반 생태계 전환을 위한 인프라·제도 구축 △수소산업의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 육성 전략이다.
새 정부는 그동안 수소 정책이 승용차, 발전용 연료전지 등 일부 분야에만 국한돼 생산, 저장, 운송 분야의 산업 경쟁력이 선진국과 격차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화석연료 기반 '그레이수소'를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열고 새 정부의 수소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표는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방안 목표. (출처=산업부)
◇ 수소차 전략, 승용차→버스·트럭…'유통 인프라' 구축
정부는 수소차 보급 계획을 상용차 중심으로 바꾼다. 현재 211대 수준인 수소 상용차는 2025년 5000대, 2030년 3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수소 상용차 보급을 위해 구매 시 지급하는 보조금을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기존 1억5000만원에서 내년 2억1000만원으로, 광역버스는 2억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끌어올린다.
이와 함께 경찰버스를 수소차로 전환하고 수소버스 취득세와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도 추진한다.
수소차 대중화를 위해선 충전소 보급도 중요한 과제다. 다만 수소 충전소는 전기차 대비 큰 부지가 필요해 도심 내 위치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액화수소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꼽혀왔다. 이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상화시킨 수소로,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약 80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만큼 한번에 보관·유통할 수 있는 용량이 많아 경제성이 우수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0개인 액화수소충전소를 2025년 40개, 2030년 7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청정수소 활용 촉진을 위한 유통 인프라도 마련한다. 특히 세계 최대 수준인 연 4만톤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구축한다. 액화수소 플랜트는 기체 상태인 수소의 온도를 영하 253도까지 낮춰 액체 상태로 만드는 설비를 말한다.
또 암모니아, 액화수소 인수기지를 건설하고, 수소 전용 배관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0%인 청정수소 발전 비중을 2030년 2.1%, 2036년 7.1%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 47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9만8000명 고용창출, 온실가스 2800만톤 감축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열고 새 정부의 수소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사진은 인천공항 수소충전소. (사진=뉴시스)
◇ 수소 제도 마련…수소 전주기 핵심기술 확보
정부는 내년 상반기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하고 전력수급기본계획,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등을 고려해 연도별 수소발전량을 입찰한다는 방침이다.
수소사업법도 제정해 수소 유통단계별 사업자를 정의하고 수송·발전 등 분야별 수급 계획을 수립한다.
아울러 내년까지 청정수소의 기준과 인증제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한국형 청정수소 인증제를 2024년까지 도입한다.
기술 분야에서는 수소 활용뿐만 아니라, 생산, 유통 전주기 핵심기술을 확보한다.
특히 7대 전략분야로는 △수전해 △액화수소 운송선 △트레일러 △충전소 △모빌리티 연료전지 △발전 연료전지 △수소터빈을 집중 육성한다.
수소기업 발굴·지원 강화를 위해서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전문기업을 600개 육성한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수소로 업종을 전환한 기업도 예비전문기업으로 지원한다.
이밖에 지역별 특화된 클러스터 조성, 수소 전문인력 양성, 기술지원 전문기관 신설로 수소산업의 저변을 확장할 계획이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