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아동 앞에서 부모를 폭행해 상해를 가하는 것은 정서적 학대행위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일사부재리의 원칙, 기판력,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 '취업제한명령 면제요건' 및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따르면 평소 2020년 4월 평소 B씨와 층간소음으로 다툼이 있던 A씨는 아파트 엘리베이트 입구에서 B씨의 자녀들이 보고 있음에도 B씨와 층간소음 문제로 다퉜다.
A씨는 아이들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바짝 갖다 댄 채 “야, 너 요즘 왜 이렇게 시끄러워? 너 엄청 뛰어다니지?” 등 억압적인 말을 하고, B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려고 하자 출입문을 가로막으며 B씨의 몸통과 손을 잡아 밀쳤다. 또 아이들에게 "너 똑바로 들어. 지금 너 얘기한 거야”라고 무섭게 말하고 아이들이 보고 있음에도 B씨의 상체를 벽 쪽으로 밀치는 등 폭행했다.
1심은 "피고인의 행위는 아동인 피해자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고, 적극적으로 싸움을 도발하고 유형력을 행사한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들이 정서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도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했을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피고인의 행위 및 책임 정도에 비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