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실패는 처음" 구조조정 전문가도 혀 내두른 FTX

경쟁사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도 비판 이어가

입력 : 2022-11-18 오후 1:40:09
(사진=연합뉴스) FTX 로고와 가상화폐 모형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새 대표로 취임한 존 J. 레이 3세 최고경영자(CEO)가 "이렇게 완전한 기업 통제 실패는 본 적이 없다"라며 심각한 내부 상황을 지적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존 J. 레이 3세 CEO는 이날 델라웨어주 법원에 낸 파산보호 관련 문건에서 "내 40년 구조조정 경력에서 이렇게 완전한 기업 통제 실패는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레이 CEO는 지난 2001년 회계 부정으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한 것으로 유명한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그는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를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히며 "신뢰할 만한 재무 정보가 전혀 없는 곳은 처음 본다"라고 비판했다.
 
레이 CEO는 "위태로운 시스템, 해외 당국의 잘못된 규제·감독부터 경험이 없고 세련되지 못한 데다 위험해 보이는 극소수 개인들의 손에 집중된 회사 통제권까지 상황은 전례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가 이날 제출한 법정 문건에 따르면 FTX는 회사 자금을 직원들의 개인적인 용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으며 직원들의 전체 명단도 준비하지 못할 않을 정도로 인사 시스템에도 문제가 많았다.
 
경쟁사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도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를 공개 비난했다.
 
자오 CEO는 CNBC 인터뷰에서 뱅크먼-프리드가 최근 자신을 스파링 파트너에 불과하다는 트윗을 올린 것과 관련해 "게시글을 올린 날 그는 다른 일을 했어야 했다"라며 "당시 그의 집은 불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자오 CEO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FTX를 인수하려 했으나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를 두고 그는 "뱅크먼-프리드가 내게 접촉했을 때 그가 다급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라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FTX에 훨씬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자금을 함부로 유용한 것은 사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FTX는 계열사 알라메다의 재정 부실설로 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으며 지난 11일 결국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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