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완화 기조에 따른 피봇(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박스권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달 큰 이슈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 단기 예상밴드는 2420~2545선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증시는 미국의 긴축 완화 기대감과 물가 상승 속도 둔화를 골자로 한 베이지북 내용 공개, 예상치를 밑도는 민간 고용 지표 발표로 피벗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달 30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과잉 긴축을 원하지 않는다는 비둘기파적 발언을 했다. 같은 날 공개된 베이지북 내용에는 물가상승 속도 둔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날 발표된 11월 민간부문 고용은 12만7000개 증가했는데 컨센서스(20만명)를 크게 하회했다.
증시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원달러환율은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하락했다. 이번 주 증시에서도 파월 의장 발언의 영향을 받아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 강세가 이어져, 외국인 수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을 반영해 파월 의장의 금리 속도조절 가능성 언급 후 원달러환율이 장중 1290원대로 하락했다"며 "주식시장 입장에서 최근 원화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 주식시장 상승의 주요 수급 주체가 됐던 외국인 자금 순매수를 점차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차익 메리트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증시는 오는 13일 예정된 FOMC와 미국 CPI 발표를 한 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이번 주에는 6일 ISM서비스업 기업활동지수, 10일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발표된다.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나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서비스업 지수라던지 미시건대 소비자 심리지수 이런 것들이 조금 나오는데, 크게 의미 있는 변화를 나타낼 수 있는 상황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다음 주에 빅 이벤트들 앞두고 관망하는 흐름들이 나타날 수 있고 그러면 지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조금 소강 상태가 전행될 가능성들이 높지 않을까 이렇게 추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이슈 중에서는 정치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여부 결정이 주요 이슈로 거론된다. 오는 6일 조세소위 회의에서 여야 간 협상이 남아 있고 9일엔 정기국회가 종료된다. 만약 본회의 전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내년 첫 거래일부터 금투세가 도입된다.
금투세는 국내 상장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얻을 경우 대주주 여부와 무관하게 투자자들에 20%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투세 도입 시 세금 부담에 국내 증시에서 해외 증시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증시에 악재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주 관심업종으로 인터넷,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원전 관련 종목들을 추천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