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아보기 쉽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전기차 보급 촉진을 위한 중고, 신규 차량 세액 공제 : 중고차의 경우 4300달러(약 522만원), 신차의 경우 최대 7500달러(약 979만원)
-적용 대상 : 연소득 30만 달러 이하의 부부 또는 15만 달러 이하 1인 가정
-재생에너지 세액 공제 : 풍력과 태양광 등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10년간 세액공제, 생산기업에는 총 900억 달러(약 1117조540억원)의 세액 공제
-원전과 탄소포집기술도 세액 공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기업 상대로 15% 최저 세율을 적용하고, 주식 환매에 1% 신규 소비세를 적용해서 재원을 마련합니다. 여기에 납세 및 세금 집행 등에 800억 달러(약 104조4800억원)을 투자해 향후 2030억달러(약 265조1180억원)의 신규 수익을 거둬들인다는 계획입니다.
IRA법이 논란이 된 이유는
이 법안에는 전기차 업체를 지원해주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요건이 필요합니다.☞관련기사
-첫째, 중국산 핵심 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하는 업체는 제외
-둘째, 미국 국내에서 생산하고 일정 비율(50%) 이상 북미지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조달한 전기차에만 혜택 제공
한국 전기차에 미친 영향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차의 EV6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됩니다. 그동안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은 전 세계 전기차 72개 모델이었는데 IRA법 시행으로 21개 모델만 보조금을 받게 됐고, 우리나라의 아이오닉5와 EV6는 제외됩니다. 이 법은 8월 이후에 계약된 차량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계약된 차량은 여전히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습니다. 보통 계약 후 5~6개월 대기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1월~2월부터 실제로 보조금이 제외된 차량이 출고됩니다. 신차의 경우 보조금이 거의 1000만원 가까이 되기 때문에 이 금액만큼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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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5 : 4만1000달러(약 5340만원) → 보조금 제외 4만8500달러(약 6300만원)
-포드 머스탱 마하E : 4만6000달러(약 6000만원)
-결론 : 현재 5000달러(약 660만원) 비싼 머스탱이 IRA법 적용 후에 2500달러(약 300만원)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게 됨
IRA법 영향으로 판매 감소?
지난 10월초 여러 언론에서 IRA법 영향으로 우리나라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대기 물량이 소화되는 중이어서 IRA법으로 인한 판매 감소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9월까지의 판매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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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 7월 1984대, 8월 1517대, 9월 1306대
-EV6 : 7월 1716대, 8월 1840대, 9월 1440대
IRA법에 대한 각국 반응
IRA법은 중국을 겨냥한 법입니다. 그런데 한국, 일본, EU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동시에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난 반응은 비슷하지만, 그 속내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 : IRA법이 만들어진 초기에 정부에서는 한미FTA와 WTO 협정을 위반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상하원에 발의된 IRA법 시행 3년 유예 개정안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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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 캐나다, 멕시코와 똑같은 대우를 받기를 원하고, 미국과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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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일본에서 거의 완성된 차를 수출하는 경우에도 최종 공정이 미국이나 캐나다, 멕시코에서 이뤄지면 혜택 대상 포함.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하는 중요 광물의 일정 비율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한다는 요건에 일본도 포함해 달라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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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독일은 미국과 가치 동맹국. IRA법은 중국을 겨냥한 법, 따라서 IRA법의 부정적 효과에 대해 지적하되 무역전쟁 보다는 경제외교로 해결’. 링크 걸어드린 기사 내용을 발췌한 건데요. 기사 본문은 멀쩡한데, 제목은 본문 내용과 정반대로 ‘독일 재무, 미와 IRA발 무역전쟁 경고’라고 뽑았네요. 제목과 본문이 따로 노는 기사가 제법 있습니다. 언론사 부장들의 자질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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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 "미국의 IRA는 우리가 국가보조금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 맞게 적용할지 재고하게 한다. EU는 IRA에 대항하기 위해 공공투자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국가보조금 제도를 개편하고, 녹색기술로 전환을 위한 추가 재정지원의 필요성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사실 EU는 이미 IRA와 비슷한 Fit for55라는 무역 장벽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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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IRA법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파괴한다"며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과 의무를 엄중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온도차가 좀 있지요? 왜냐하면 IRA법이 중국을 겨냥한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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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법 개정은 가능한가
공화당의 반대를 뚫고 겨우 만든 법률을 다시 개정한다는 것은 바이든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되는 카드입니다.
현재 미국 의회는 민주당 220석, 공화당 211석인데요. 찬성 220표, 반대 207표, 기권 4표로 통과시킨 법입니다. 이걸 민주당 스스로 뒤집는다고요? 백악관은 마크롱과의 정상회담 직후 "유럽 국가들의 참여를 근본적으로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미세한 조정 방안들(tweaks)이 있다"면서도 “법률 수정을 위해 의회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앤디 김 등 한국계 하원 의원들에게 법률 개정에 앞장서달라는 서한을 보냈는데요.
☞관련기사 민주당 소속인 앤디 김은 공화당이 IRA법 개정에 관심이 없다면서 민주당이 법률 개정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백악관 입장이랑 완전 반대죠? 립서비스하는 겁니다.
☞관련기사 그리고 사족인데요. 앤디 김 등 한국계 의원들은 미국인입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죠. 그리고 자기 소속당의 바이든 대통령을 위해서 일해야죠. 만약 필리핀 출신인 이자스민 전 의원이 한국과 필리핀 사이에 이익이 갈렸을 때 필리핀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우리나라 국민들 입장에서 이게 납득이 되겠습니까? 인도계인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달 17일 인도 모디 총리랑 정상회담을 갖고 FTA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관련기사 수낵이 인도 이익을 앞세우겠습니까? 영국 이익을 앞세우겠습니까?
IRA에 대한 현실적 대안
현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에 2차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의견서는 IRA법은 그대로 둔 채 미국 재무부가 준비중인 ‘IRA 이행을 위한 하위규정(guidance)’을 공략하는 전략입니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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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업용 친환경차’ 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집중 세액공제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
-렌트ㆍ리스용 차를 기간과 무관하게 상업용으로 분류하고, 우버ㆍ리프트 등 공용 이동 차량도 상업용 범위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
-상업용 친환경차가 초기에 신속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내년(2023년)부터 3년간 상업용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총액 제한 없이 집중적으로 지급할 것을 요청
-특정 지역에 전기ㆍ수소 등 청정연료 충전시설을 설치, 가동시 설치비용의 최대 30%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청정연료 충전시설 조항과 관련해서는 세액공제가 적용되는 지역의 범위를 확대해 해석할 것을 제안
향후 전망
바이든은 IRA법을 개정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 가치동맹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일본, EU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외교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든이 마크롱과의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동맹을 제외할 의도가 없었다”고 말한 대목이 그렇습니다. 무역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반면 중국은 그냥 물러설 수 없을 겁니다. WTO에 제소를 하든 해야 할 겁니다. 바이든도 이미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12월 한 달동안 워싱턴에서 어떤 협상들이 전개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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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 웃고 있는 태양광-배터리 업체
이 세상의 어떤 정책이든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IRA법으로 인해 우리나라 태양광과 배터리 업체는 웃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미국 조지아주에 1.7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 공장을 운영 중입니다. 2000억원을 들여 공장을 또 짓고 있습니다. IRA법으로 2600억원 정도의 혜택이 기대된다고 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업체들도 보조금 혜택을 받습니다. 경쟁사인 중국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는 만큼 반사이익도 기대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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