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태광그룹 로비설에 '뒤숭숭'.."문제 없다"

입력 : 2010-10-18 오전 11:39:33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최근 검찰의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가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방통위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이번 수사가 방통위 수뇌급을 겨냥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방통위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태광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방통위가 태광그룹의 조직적인 로비 대상으로 관리를 받아오다, 지난 2008년말 태광그룹의 케이블사업자 티브로드의 인수합병을 도울 케이블 권역제한에 대한 확대 조치를 전격 시행했다는 점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통위는 전국 케이블권역을 77개로 나누고 개별 사업자가 5분의 1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방송법 시행령을 3분 1 이상 소유금지로 확대 개정했다.
 
이에 따라 티브로드는 바뀐 시행령에 따라 수도권에서 알짜배기로 소문난 큐릭스를 치열한 경합 끝에 인수했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로비의혹이 불거졌다. 티브로드 직원이 인수합병 승인 업무 당사자인 방통위 뉴미디어과장과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 행정관 등에게 접대를 하다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가 조직적인 로비의 결과 아니냐는 언론의 의혹보도가 잇따랐지만, 경찰과 검찰은 '단순 접대와 공무원의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결론내고 사건을 종결했다.
 
방통위도 티브로드의 군인공제회를 통한 큐릭스 지분 사전 매수가 큐릭스 인수합병에 영향을 미칠만큼 중요한 지분율이 아니고, 의도성도 없어 문제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합병을 승인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티브로드의 큐릭스에 대한 '실효적 지배 여부'가 또다른 이슈로 붉어졌지만, 방통위 조사결과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다른 케이블 사업자들도 태광그룹 사건이 당시 시행령 개정을 위한 로비로 불똥이 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권역별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문제는 업계 전체의 숙원 사업으로 태광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IPTV 등의 등장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던 상황에서 권역제한 완화는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며 "거의 모든 케이블사업자가 매달렸던 문제라는 점에서 태광만의 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로비 대상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방통위는 애써 담담한 모습이다.
 
한 고위간부는 "내부 검토 결과 검찰 수사가 이뤄져도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며 "종편과 보도채널 선정 작업 등 방통위의 다른 주요 업무들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편, 방통위는 내년초 시행령을 개정해 지난 2008년말 고친 개별사업자의 권역 3분 1 소유 제한 규정을 완전히 폐지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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