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학군 수요가 발생하는 겨울 방학철이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전세 시장의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전세 대출 금리 인상 흐름이 지속되면서 전세금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잦은 보증사고까지 더해지며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로 돌아서는 수요층이 증가하는 탓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예고된 만큼 당분간 전세 시장의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내놨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1.13%를 기록했다. 이는 한 주 전인 -1.08%보다 낙폭이 확대된 것은 물론, 부동산원 통계 집계 이래 최대 하락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한강 이북 14개구는 -1.22%를 기록하며 한강 이남 11개구(-1.06%)보다 낙폭이 조금 더 컸다.
성북구(-1.57%), 노원구(-1.37%), 마포구(-1.35%), 은평구(-1.33%) 강북구(-1.28%) 등 외곽지역 상당수가 크게 하락했다. 또 한강 이남에서는 금천구(-1.38%), 관악구(-1.31%), 양천구(-1.26%) 등 서남권 지역의 낙폭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부동산원 관계자는 "겨울방학 이주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 매물 적체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거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지역과 대단지 위주로 매물 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되며 지난주 대비 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의 전세 매물 적체는 심각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달 23일 기준 5만5165건으로 1개월 전(5만2422건) 대비 5.2% 증가했다.
이렇듯 최근 매물 적체가 심각해지면서 세입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며 전셋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 지속 흐름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직결되면서, 수요층의 전세금 확보 비용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데 따른 결과다.
아울러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보증사고가 함께 늘어나는 점도 전세 시장의 침체에 한몫하고 있다. 전세 대출 이자 급등, 보증금 반환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층도 증가 추세다.
실제로 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건수는 852건으로 전월 대비 148건 증가했다. 특히 이 중 서울은 277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최근 전세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져 서울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깡통전세' 우려도 높아지며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도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예고돼, 전세 시장 침체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한 시민이 시내 아파트 단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