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보유하고 있던 '펫케어(Pet Care)' 상표권이 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상표 출원은 향후 발생할 법적 분쟁에 대한 선제적 조치와 더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 상표권 말소는 공기청정기에 관련된 내용으로 특허청이 삼성전자가 법적으로 '펫케어'를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2020년부터 출시된 삼성전자의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는 반려동물 가구 증가와 함께 인기를 누려온 바 있다.
3일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11월21일 김 모씨가 신청한 삼성전자의 '펫케어' 등록상표에 대한 무효 심판청구를 받아들였다. 삼성전자는 해당 상표를 출원·등록해 2021년 4월26일부터 보유해 온 바 있다.
특허심판원은 'Pet care'는 ‘애완동물, 반려동물’ 등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Pet'과 '돌봄, 보살핌' 등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care'가 결합된 문자표장으로 전체적으로 '애완동물 관리, 보살핌' 정도로 관념된다"며 "이를 지정상품인 '공기청정기'와 관련지으면 애완동물로 인한 냄새, 털 등으로부터 공기를 청정하게 하는 기기로 인식되므로 'Pet care'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 최적화된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펫케어(Pet Care)'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또 특허심판원은 공익적인 측면 등에서도 '펫케어'의 상표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특허심판원은 "해당 상표를 특정인에게 독점배타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없다는 공익상의 요청과 그 상표를 허용할 경우에는 타인의 동종 상품과의 관계에서 식별이 어렵다는 점에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므로 동법 제34조 제1항 제12호 해당 여부 등에 대해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그 등록이 무효로 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펫케어를 공기청정기 라인업에 사용해왔다. 그간 무풍 펫케어(청정 면적 90㎡, 94㎡), 소형 제품인 블루스카이 펫케어(57㎡) 등을 출시해왔으며 최근에도 신제품 공기청정기 '비스포크 큐브'에 '펫케어 모드'를 탑재한 바 있다.
이번 무효 심판에 대한 청구성립 심결로 인해 삼성전자의 독점적 권리는 사라지게 됐다. 향후 누구나 공기청정기 관련 '펫케어' 상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신경주 법무법인 유레 변호사는 "전형적인 상표등록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며 "기술적 표장만으로만 구성되는 표현의 경우 그것이 개인의 사업에 지속적으로 이용되었더라도 독점적 사용을 허용하지 아니함으로써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영역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상표법의 취지가 드러나는 심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결취소 소송으로 2심까지 가지 않는다면 이대로 확정된다"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