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에 불만 속출…2분기 더 오를 수도

도시가스 요금 전년 대비 38.4% 인상
난방 수요 몰리는 겨울철 들어 체감↑
2분기 추가 인상 논의…"물가 등 고려"

입력 : 2023-01-25 오후 4:42:43
[뉴스토마토 김지영·김유진 기자] # 서울시 은평구 한 아파트에 사는 30대 직장인 허모 씨는 지난해 12월분 도시가스 영수증을 받아보고 놀랐습니다. 전월 5만6550원이던 요금이 한달 새 3배 이상 올라 19만3580원이 청구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청구된 요금인 14만6890원과 비교해도 4만6000원가량 더 나왔습니다. 지난달 사용량은 207㎥로 전년 같은 달 217㎥보다 적었는데도 요금은 더 많이 나온 셈입니다. 허씨는 1월에 보일러를 더 많이 틀었기 때문에 2월 청구분에서는 요금이 30만원 넘게 나올 것 같다며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 세종시에 거주하는 40대 이모 씨도 12월분 관리비를 받아들고 넋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20만원 남짓 나오던 관리비가 난방비 폭탄으로 4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겨울철 난방비 걱정으로 외출모드를 꼼꼼이 활용하고 예년 온도보다 낮춰 사용했는데 그야말로 난방비 쇼크를 받았다. 한파로 인해 1월 요금도 걱정이 앞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1메가줄(MJ)당 19.69원으로 전년보다 38.4% 인상됐습니다. 도시가스가 아닌 지역난방으로 난방을 하는 열 요금 역시 올랐습니다. 주택용 열요금은 1메가칼로리(Mcal)당 89.88원으로 전년보다 37.8% 높은 수준입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난방비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분기 도시가스 물가지수는 128.98로 전년 동기 94.68보다 36.2% 급등했습니다. 전분기 112.08과 비교해도 15.1% 올랐습니다. 4분기 지역난방비 물가지수도 132.25를 기록해 전년(98.73)보다 34%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가스비가 올해 더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국제적으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액은 567억달러(약 70조원)로, 종전 최대였던 2014년 수입액 366억달러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요인으로 LNG 수입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면 지난해 톤당 LNG 수입 가격은 1255원으로 전년 같은 달(893원)보다 40.5% 비쌌습니다.
25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많은 세대가 '난방비 폭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은 분기별 도시가스·지역난방비 물가지수 추이. (출처=뉴스토마토).
 
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팀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통상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오른 후 3~6개월 후 가스 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에 계속되는 국제 가격 상승세는 향후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누적 9조원에 달하는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해소를 위해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요금을 올린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난방 수요가 몰리는 올 1분기에는 충격 완화 차원에서 요금을 동결했지만 2분기부터는 인상을 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산업부는 앞서 가스 요금을 MJ당 최소 8.4원에서 최대 10.4원으로 인상하면 가스공사의 영업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가스 요금 인상 요인이 있기 때문에 2분기에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만 국민 부담,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해 인상 폭이나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국제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은 대략 5배 정도 올랐다. 2021년 대비해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을 38.4% 정도 인상한 상황"이라며 "그러다보니 한국가스공사는 적자가 심각한 상황으로 2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2026년이 돼야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전에 개인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은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적게 쓰는 기기로 교체를 하는 등 국가 전체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1메가줄(MJ)당 19.69원으로 전년보다 38.4% 인상됐습니다. 사진은 관리비.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김유진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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