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인상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훌쩍 뛰더니 연초부터 난방비 폭탄 고지서가 날아들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요금 인상도 대기 중입니다.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 가정에서 필수재처럼 사용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비스 가격 인상이 예고된 것은 아니지만, 초고속인터넷을 처음 설치하거나 이전 설치할 경우 발생하는 엔지니어 출동비가 38% 넘게 오를 전망입니다. 당장 인상을 예고한 곳은
KT(030200)뿐이지만, 경쟁사와 요금구조를 유사하게 책정하는 업계 경향상 출동비 줄인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음달 20일부터 2만3100원→3만2000원으로 KT 출동비 증가
KT는 최근 인터넷 엔지니어 출동비 변경을 안내했는데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IP)TV를 같은 날 동시에 설치하는 경우 인터넷 출동비가 기존 2만31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인상된다고 알렸습니다. 다음달 20일 이후 가입하는 고객부터 적용됩니다. 지난 2019년 7월 1만9800원에서 2만3100원으로 16.7% 오른 이후 3년반 만에 인상폭을 38%로 키웠습니다. IPTV 출동비는 1만5400원으로 따로 발생합니다. 가령 2월27일에 KT의 인터넷과 IPTV를 동시에 설치할 경우 인터넷 출동비 3만2000원과 IPTV 출동비 1만5400원을 더한 4만7400원이 청구되는 것입니다. 현재는 3만8500원입니다. 인터넷만 단독으로 설치할 경우에도 기존 2만75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오르고, 주말·공휴일·야간 출동의 경우에는 변동 금액이 4만5000원으로 기존 대비 63% 상승할 것으로 예고됐습니다. 고객 사유 AS 출동비도 기존대비 36% 오른 1만5000원으로 변동됩니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4사가 제공하는 인터넷·IPTV 서비스 가운데 KT의 신규 설치비가 가장 높아질 전망입니다. 고물가에 허덕이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필수재 격인 인터넷 서비스의 가입초기 부담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특히 KT는 초고속인터넷과 IPTV 가입자가 가장 많은 국내 1위 사업자입니다. AS가 필요한 경우 유지보수비용을 더 내야 하는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KT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입장입니다. KT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이 강화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도급비용이 올랐다"며 "출동비가 오를 예정이지만, 엔지니어들에게 돌아갈 도급비 인상분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위 사업자 따라 상승하나…SKB·LGU+ "당장은 올릴 계획 없다"
초고속인터넷 1위 사업자가 출동비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줄인상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IPTV 시장도 경쟁사와 요금구조를 유사하게 책정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KT발 인상확대를 우려하는 것입니다.
현재 각사에 따르면 인터넷과 IPTV를 동시에 설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출동비 2만5300원, IPTV 출동비 1만3200이 발생합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이 비용을 설치비 명목으로 받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경우 2만2000원이 발생하며, IPTV 설치비는 1만3200원입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당장 출동비나 설치비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언급했고, LG유플러스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