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성장률 수정 전망 '1.8% 유지'…중국발 '좌고우면' 불확실성

상반기 둔화·하반기 회복 '상저하고' 심화 예상
"민간소비 증가세 소폭 둔화·수출 부진 완화"
중국 경제 회복세·미국 금리 인상 '위험 요인'

입력 : 2023-02-0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1.8%로 유지했습니다. 사실상 불확실성이 크다는 방증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제 회복 여부가 관건입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여부도 우리 경제 회복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해 기존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앞서 KDI는 지난해 11월 이전보다 0.5%포인트 낮은 1.8%를 전망한 바 있습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같이 전망했지만, 상반기의 경기 둔화 폭은 더 깊어지면서 하반기의 회복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KDI 측은 "기존 전망에 비해 민간소비 증가세가 소폭 둔화되는 반면, 글로벌 경기 반등에 따른 수출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간소비는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를 반영해 기존 전망(3.1%)보다 낮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설비투자는 대외 여건 개선을 반영해 기존 0.7%보다 소폭 올려 1.1%로 조정했지만, 건설투자는 기존 전망치인 0.2%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수출은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를 반영해 서비스 수출을 중심으로 기존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어 상반기에는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에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수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감염병이 잡혀가는 모습이 관측되고, 이에 따라 이동 제약이 완화되면 관광객이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람객이 우리나라에 입국해서 소비하는 것이 서비스 수출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고, 경기 자체가 좋아져 상품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습니다. 
 
KDI는 경상수지를 160억달러 흑자에서 275억달러 흑자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수출 증가율을 상향 조정하고,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수입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는 것을 반영했습니다.
 
특히 상반기에는 대외 여건의 악화를 반영해 74억달러 흑자에서 17억달러 흑자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반대로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을 반영해 86억달러 흑자에서 258억달러 흑자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3.2%에서 3.5%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국제유가가 하향 조정되는 것에도 불구하고 2022년의 공급 측 물가 압력이 공공요금 등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것을 고려했습니다. 또 공공요금 인상 파급에 따라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3.4%로 0.1%포인트 올렸습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국내 대면 서비스업의 호조세를 반영해 8만명에서 10만명으로 상향했습니다.
 
KDI는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의 위험 요인으로 중국 경제의 회복세, 미국의 금리 인상을 꼽았습니다.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에 그치거나 고물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우리 경제의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하반기 경기 반등의 주요인이 중국 경제의 회복이란 점에서 향후 중국에서 감염병 확산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하거나 중국의 부동산 시장 하강이 경기에 파급되는 경우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으로 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제한되는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 정책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하락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면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을 내다봤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9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해 기존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사진은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이번 수정 전망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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