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상)주현 원장 "단기 대책인 '수출 플러스' 목표, 중장기 대책도 중요"

주현 산업연구원장 "원유 가격 재상승 여지 여전"
"반도체, 재고 쌓여 단기간에 가격 회복 어려워"
대기업 중심 산업…중소·중견기업 허리 튼튼히 해야

입력 : 2023-02-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올해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경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있는데 상반기에 비해 좀 낫다는 이야기일 뿐, 어렵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산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돼 있는데, 대기업은 경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그만큼 수출에서 리스크가 있는 편입니다. 중소·중견기업을 키우고 장기적인 경제 성장 잠재력 국가들을 들여다봐야합니다."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지난 1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수출 플러스' 실현 목표를 위한 단기적 대책과 더불어 중장기적 정책 노력도 요구된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뒷걸음질 치자, 정부는 올해 6800억달러 수출 달성의 '수출 플러스'를 목표로 세운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주현 원장은 "통화도 풀고 재정 적자도 감수하면서 돈을 많이 풀었음에도 올해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수출에서 탈출구를 찾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의자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현실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는 분명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지난 1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수출 플러스' 실현 목표를 위한 단기적 대책과 더불어 중장기적 정책 노력도 요구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은 주현 산업연구원장. (출처=산업연구원)
 
주 원장은 "작년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는 에너지 수입액이 많이 늘어난 게 영향이 컸는데 올해에도 1월 에너지 수입액이 160억달러에 이르는 등 어두운 상황"이라며 "1월 원유 가격이 내려가긴 했지만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세계 유수 기관들은 올해 원유 가격이 다시 100달러를 넘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OPEC+ 등이 감산하면서 원유 가격 안정화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고 또 다른 요인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현재로선 쉽게 끝날 것이라고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코로나를 회복 중인 중국이 공장 가동을 늘리면 원유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라며 "작년에 이어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에서 에너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고점인 상황에서 무역수지가 흑자를 내려면 수출이 그만큼 증가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역대 최대였던 지난 1월보다 훨씬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를 내진 않을 것 같다"며 "현 상태에서 에너지 가격이 고점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갈 수는 있지만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전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과 관련해서는 "대량 생산을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수급이 조금만 달라져도 가격 변동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수요 감소로 반도체 재고가 이미 많이 쌓여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이 살아나도 재고 소진 문제 때문에 가격이 급상승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세계 경제가 언제 회복할지 몰라 반도체 업체들이 섣불리 공급을 줄이기도 애매하다"며 "반도체 같은 사이클이 큰 산업은 반등의 계기를 찾으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주 원장은 "수출 회복을 위해 정부가 내놓고 있는 단기적인 대책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산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돼 있는데, 대기업은 경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그만큼 수출에서 리스크가 있는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결국 중소·중견기업들을 키워 허리를 튼튼히 해야 하고 수출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게 해법"이라며 "지역별 대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주 원장은 "지금 러시아 시장도 전쟁으로 완전히 죽어버렸고 중국 시장도 이전처럼 세계 경제를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곳은 경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국가들"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지난 1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수출 플러스' 실현 목표를 위한 단기적 대책과 더불어 중장기적 정책 노력도 요구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은 주현 산업연구원장. (사진=산업연구원)
 
◇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프로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 학사·석사·박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캠브릿지대학교 방문연구원 △버클리대학교 방문연구원 △한국동북아경제학회 이사 △한국산업조직학회 감사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대통령비서실 중소기업비서관·중소벤처비서관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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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