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정책 부서 완전 분리…방어권 보장도 강화

사건 처리 절차 정비 등 법 집행 시스템 개선 방안 추진
1급 '조사관리관' 신설…사무처 내 국·과장 각 1자리 감축
현장 조사 시 거래 유형·중점 조사 대상 기간 범위 고지

입력 : 2023-02-16 오후 4:55:0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불리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와 정책 부서를 분리합니다. 기업의 방어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집행 시스템도 개선합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법 집행 시스템 개선 방안 마련' 브리핑에서 "사건 처리 절차·기준 정비, 사건 처리 역량 강화, 조직 개편 방안 등을 포함한 '공정위 법 집행 시스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공정위 조사·심의 과정에서의 절차가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신속한 사건 처리를 통한 피해 구제 강화 요구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또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해 전문성 등 내부 역량을 한층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공정위는 조사와 정책 기능별 책임성·전문성 제고를 위해 조사·정책 부서를 분리해 운영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할 계획입니다.  
 
현 사무처를 정책 부서와 조사 부서로 완벽히 분리해 사무처장은 정책 기능, 1급인 가칭 '조사관리관'을 신설해 조사 기능을 각각 전담 운영할 예정입니다. 대신 사무처 내 국·과장 각 1자리를 줄입니다.
 
한기정 위원장은 "조직 개편으로 1급 신설과 사무처 내 국·과장 각 1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다. 다만 공정위의 인력 규모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조사·정책을 분리해 조직을 재배치하는 것으로 개편 이후에도 기존 수행하던 모든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고 특정한 기능이나 역할이 축소되는 일은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건 처리 절차와 기준 정비, 사건 처리 역량 강화, 조직 개편 방안 등을 포함한 공정위 법 집행 시스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심결의 독립성·공정성 강화를 위해 조사·심판 부서 간 분리 운영도 한층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번 시스템 개선은 조사권 행사 범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권의 내용과 한계를 명확히 하는 내용도 포함됩니다.
 
구체적으로 현장 조사 시 조사 공문에 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거래 분야와 유형, 중점 조사 대상 기간의 범위를 명확하게 기재해 고지하도록 합니다. 조사 공문에 기재된 조사 범위를 넘어서서 자료가 수집된 경우에는 공식적인 반환 청구 절차를 도입합니다.
 
조사 편의를 위해 CP팀·법무팀 등 준법 지원 부서를 먼저 조사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다만 준법 지원 부서가 법 위반 또는 증거인멸 행위에 직접 관여하는 등 필요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조사를 진행합니다.
 
한 위원장은 "사건 처리 절차에 방어권 보장이란 차원에서 보강하는 것은 공정위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기 위한 하나의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사건의 실체가 아무리 잘 규명된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이 흔들리면 엄정한 법 집행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사건 처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건기록물 관리를 고도화합니다. 부서장이 기록물 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결재하고, 임의 제출자료 등도 편철을 의무화해 자료 누락을 방지합니다. 
 
공정위 측은 "올해 상반기 조사절차규칙, 사건절차규칙을 개정하는 등 마련된 법 집행 시스템 개선 방안을 조속히 시행할 계획이다. 또 조사와 정책 부서를 분리 운영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올해 상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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