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느는데, 경기지역 분구 추진 '주춤'…'공염불 될라'

고양·용인·화성 등 주민 갈등 심화
지자체장, 주민갈등 해소 위해 '분구 안해'

입력 : 2023-02-27 오후 4:20:24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지역 대도시를 중심으로 추진하던 행정분구가 수년째 답보 상태에 놓이면서 공염불에 그칠 위기를 맞았습니다.
 
특히 민선 8기 접어들면서 분구 추진이 자칫 주민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져 도내 기초지자체들은 주춤하는 모양새입니다.
 
경기도내 기초지자체 분구 추진…주민 갈등 여파
 
그동안 도내에서 분구를 추진하던 곳은 고양시와 용인시 화성시 등입니다.
 
고양시는 2020년 덕양구 인구가 48만명에 이르는 데다 향후 창릉신도시가 입주함에 따라 오는 2029년까지 인구가 6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덕양구를 북구와 남구를 나누는 분구 계획안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 고양시의회는 고양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분구 계획안이 주민 의견수렴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반려하며 한차례 보류시켰습니다. 이에 고양시가 이를 다시 고려해 재추진 해왔지면 여전히 생활권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 결국 잠정 보류키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고양시는 보류한 지 3년 만에 분구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아직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고, 분구를 위한 예산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고양시청전경. (사진=고양시)
 
이상일 용인시장 "주민갈등 안돼…분구 추진 안할 것"
 
용인시 역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분구 추진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로 인해 기흥구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등 분구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주민들은 반대위원회를 구성하며 반발에 나섰습니다.
 
이미 기흥구 인구는 40만명을 넘어섰고, 수지·처인구와 비교하면 인구가 10만명 이상 더 많은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지역불균형을 이유로 반대하는 주민들과 현 상태로는 행정서비스 질이 낮기 때문에 분구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주민들로 의견이 나뉘며 분구 추진에 난항을 겪는 중입니다.
 
더구나 민선 8기를 맞아 취임한 이상일 용인시장이 주민 갈등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며 임기 내 분구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못 박으며 사실상 분구 추진은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일반구가 없는 화성시의 경우 구 신설에 나섰다가 동탄신도시와 봉담읍 주민들의 반발에 기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이 밖에도 성남시는 분당구 분구 추진에 나섰다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행정안전부로부터 불승인 통보를 받았고, 부천시는 2016년 전국 최초를 구를 폐지하고 2019년에 36개 동을 10개 광역 단위로 운영하는 광역동 체제를 도입했다 최근 3개 구 복원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분구 등 행정구역 개편을 위해서는 주민들과 시의회의 동의를 거친 뒤 실태조사서를 경기도에 제출하고, 경기도에서 검토 후 행정안전부에 설치 건의를 한 뒤 최종적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이 승인하면 이뤄집니다.
 
용인시 기흥구 분구안(사진=용인시)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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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