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단독 출마 당선인'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의 과제

23·24·26·27대 4선으로 임기 2027년
납품단가연동제, 협회 위상 올리기 등 성과
경쟁 후보 0명···‘김기문 이후’ 숙제로

입력 : 2023-03-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경제 5단체장 중 한 명인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4년 더 임기를 이어갑니다. 그간의 업적만큼 과제도 많은데, 격랑을 뚫고 공약 달성을 해낼지 관심을 모읍니다.
 
이번 27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는 후보가 김 회장 한 명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 28일 정기총회에서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정회원 364명이 전원 기립해 김 회장 연임을 확정했습니다.
 
김 회장은 2007년~2015년 23·24대, 2019년 26대에 이어 네 번째 회장직을 맡았습니다. 김 회장 임기는 2027년 2월까지입니다.
 
단독 후보 당선은 김 회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인물이 없었다는 뜻인데, 이를 뒤집어 보면 그만큼 성과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달 28일 정기총회에서 27대 회장 당선증을 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노상철 중기중앙회 선관위원장, 김 회장.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업계 숙원 사업 해결로 4선
 
그간 김 회장은 세 번 임기를 거치며 제도적 성과를 내고 중기중앙회 위상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입니다. 올해 10월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약정서 작성이 의무화됩니다. 김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 인사말에서 "제가 여·야 대표를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대선 공약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국회에서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통과됐다"고 성과를 상기했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 기업가 은퇴 시기에 맞춘 기업 승계 제도 개선도 주요 업적입니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기업승계 사전증여 과세특례한도가 기존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상향조정되고 납부유예제도가 신설됐습니다. 김 회장은 "남은 과제인 사전증여 연부연납을 현재 5년에서 20년까지 늘리고, 사전증여와 사후상속 한도도 각각 1000억원씩까지 늘려, 기업승계 제도를 완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단체 위상을 높인 점도 4선 배경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중기중앙회 창립 60주년 행사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었고, 올해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경제계 신년회를 처음으로 공동 주최해 윤석열 대통령을 초청했습니다. 당시 김 회장이 분주히 움직이며 대통령 참석을 성사시켰다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새 임기 4년동안 풀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강대국의 보호무역 장벽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세계 공급망 붕괴와 원자재가 폭등,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난관이 큽니다.
 
이에 김 회장은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지원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선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보완입법 추진과 기업승계 요건 완화 등으로 정책 완성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주 단위 연장 근로 한도의 월 단위 확대와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수준 완화에도 나섭니다. 납품단가 연동제의 경우,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부탁에도 대기업 단체장이 로드쇼 첫날 전원 불참해 제도 안착에 우려가 있습니다. 예외 사유에 90일 단기와1억원 소액 계약이 있어 '쪼개기 계약' 등 악용 방지책도 필요합니다.
 
김 회장은 대·중소 유통상생협의체 활성화와 스마트공장 고도화 지원 확대,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도입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디지털 경영 혁신도 지원할 방침입니다.
 
이 밖에 김 회장은 대기업·금융기관 등 출연 유도로 협동조합 공동사업 지원 신규 자금 1000억원 조성, 협동조합의 기업간 거래(B2B) 시 공동 가격 결정 행위 허용으로 담합 적용 배제, 중기중앙회 지역본부를 기존 13개에서 18개로 확대, 외국인력 전체 쿼터와 기업별 고용한도 폐지 등 업계 주요 과제를 남은 4년 동안 풀어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달 28일 정기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우수 중소기업인 두각 기대
 
김 회장 외에 후보가 없던 이번 선거는 '김기문 이후'를 무거운 과제로 남겼습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외국에선 한 사람이 대학교 총장을 20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걸출한 인물이 단체장을 오래 하는 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며 "김 회장은 정권에 관계 없이 중기중앙회를 잘 이끌고 대외적으로 중소기업계를 잘 대변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나중에 김 회장 같은 인물이 또 나올 수 있느냐는 점이 물음표"라며 "우수한 중진·신진 중소기업인들이 중앙회에서 활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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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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