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이동통신사 '빅3'가 통신요금 납부 등의 정보를 이용해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신용평가사 합작 설립에 대한 공정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내려졌습니다. 이번 허가로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 주부 등도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T, KT, LGU+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서울보증보험 5개사의 개인신용평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을 승인한다고 6일 밝혔습니다.

 

합작사 지분은 통신 3사인 SKT, KT, LGU+가 각각 26%씩 보유하고 KCB, 서울보증보험이 11%씩 가지는 구조입니다.

 

개인신용평가업 시장은 그동안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NICE평가정보(70%)와 KCB(27%)가 장기간 과점한 체제였습니다.

 

이번 합작사 설립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겁니다. 개정으로 금융기관이 아니더라도 비금융 정보에 특화된 '전문 개인신용평가업'도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진입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은 통신·전기·가스 등 요금 납부 정보, 온라인 쇼핑 기록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을 평가합니다. 결과는 금융기관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다만 전문 개인신용평가사는 기존 개인신용평가사와 달리 금융 정보는 취급할 수 없습니다.

 

통신 3사는 통합한 통신정보를 합작사에 제공해 금융이력 부족자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금융이력 부족자는 사회초년생, 주부, 노년층 등 금융 서비스 이용 내역이 없어 불리한 평가를 받는 계층을 말합니다. 

 

공정위는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통신 3사가 경쟁사 등에 통신정보를 봉쇄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번 도입한 신용정보를 쉽게 전환하지 않고, 금융기관들이 복수의 신용평가사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또 전문 개인신용평가업 시장이 아직 태동기여서 금융정보를 보완할 통신·쇼핑·SNS·모빌리티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간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공정위 측은 "금융정보 위주의 독과점적 개인신용평가 시장에 통신정보의 특화된 전문 개인신용평가사의 등장으로 새로운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더존비즈온,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이 기업신용조회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기업결합도 승인했습니다. 지분 구조는 더존비즈온 46%, 신한은행 45%, 서울보증보험 9%입니다.

 

이들 합작사는 더존비즈온의 ERP 기업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신용조회업을 할 계획입니다. ERP는 기업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재무 정보는 물론 인사, 회계, 영업, 세무 등 비재무 정보도 포함합니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ERP 기업정보가 기업신용조회업 시장에서 갖는 중요도가 크지 않다"며 "한국평가데이터(52%)와 NICE(47%)가 과점하는 시장에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게 되면 유효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본 건 합작회사 설립을 승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