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았습니다.
2020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교통카드 태그 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알리던 “마스크를 착용해 주세요”라는 안내 멘트가 중단되고 대중교통 곳곳에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안내문이 붙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중교통에 탑승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 감염 우려되고 눈치 보여 시민 대부분 마스크 착용
코로나 감염 우려로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엔 아직 불안하다는 반응과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다는 반응이 뒤섞였습니다. 20일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된 탓에 마스크를 벗은 채 대중교통에 탑승한 시민을 찾기는 더욱 어려웠습니다.
부산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60대 이모 씨는 “오늘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쓰고 있으니 쓰려고 한다”고 말하며 “나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해하면 안 되니 쓰고 있다가 (사람들이) 다 벗을 때 벗으려고 한다”고 마스크 착용 이유를 밝혔습니다.
출근길에 만난 50대 고모 씨 역시 아직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대중교통이 아주 혼잡할 때는 상대방의 배려 차원에서, 방어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고 말하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더라도) 병원이나 약국에 갈 수 있으니 가지고는 다녀야 할 것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스크착용의무 해제 안내문 (사진 = 정동진 기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노인들의 경우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여전하다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시청역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던 60대 김모 씨는 “(착용의무가) 해제됐어도 착용할 생각이다. 친구들도 다 쓴다고 했고, 주변에서도 한 번씩 걸려서 걱정되고 아직은 안심이 안 된다”며 우려했습니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탑골공원에 도착했다는 70대 노모 씨는 “아침에 대중교통을 타고 왔는데 차량에 2명 정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있어 조금 불안했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은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최소 4월까지는 계속 착용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세먼지 사라지면 마스크 벗겠다는 사람도…고위험군은 계속 착용 권고
봄철 하늘을 뿌옇게 덮는 미세먼지가 사라진다면 마스크를 벗겠다고 하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양원모(36)씨는 “대중교통에서도 크게 문제가 없다면 (마스크를) 벗을 텐데, 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한 20대 직장인 여성도 “(미세먼지만 없어지면) 그렇게 위험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마스크를) 벗으려고 한다. 편할 것 같다”는 의견을 표했습니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대부분 (코로나19에) 면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해제하더라도) 대중교통 마스크 자율화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러나 투병 환자나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첫 번째 감염 때 신체가 약해져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벗고 이동중인 승객 (사진 = 뉴시스)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