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정부 거품주택 매입 중단하고 매입기준 강화해야”

경실련 "정부가 건설사 미분양물량 건설원가보다 높은 갚에 매입…세금 퍼주기"
LH등 주택공사 매입가 고덕 강일 4단지 건설원가보다 최대 2억원 비싸
한국토지주택공사 "단순 가격 비교 바람직하지 않아…구축 매입시 입주민 만족도 떨어져"

입력 : 2023-03-28 오후 4:56:25
[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부가 건설사의 미분양물량을 건설원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매입임대주택의 형태로 매입해 온 것에 대해 세금 퍼주기라고 비판했습니다. 
 
경실련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경기지역 매입임대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는 거품 주택 매입을 중단하고 임대주택 매입가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입임대주택 사업, 기존 취지 벗어나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매입임대주택 사업은 본래 (공공이) 기존 주택을 매입한 뒤 저소득층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취지의 사업”이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매입임대주택 현황을 들여다보면 상당 부분은 기존 주택이 아니라 신축 주택을 (비싼 가격에) 매입하고 있는 등 기존 취지에서 이미 너무 많이 벗어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실련은 특히 LH·SH·GH가 서울·경기지역에서 임대주택을 비싸게 사들여 국민들의 혈세로 건설사들의 이익을 챙겨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매입임대 주택 가격과 공공아파트 건설원가 비교(사진 = 경실련)

주택공사 매입가 고덕 강일 4단지 건설원가보다 최대 2억원 비싸
 
2020년 SH가 공개한 고덕 강일 4단지의 1㎡당 건설원가는 512만원으로 같은 해 LH가 매입한 아파트의 1㎡당 가격인 845만원, SH가 매입한 오피스텔의 1㎡당 가격인 830만원과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를 59㎡로 계산했을 때 주택공사가 매입임대 아파트를 1채 매입한 금액은 직접 아파트를 직접 지을 때보다 최대 약 2억원 더 비싸다는 것이 경실련의 설명입니다. 
 
경실련 토지주택위원회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공공이 임대주택을 매입할 때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매입 가격 기준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거래 사례를 참고해서 더 비싸게 매입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해서 반복되는데 주요 부처들이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매입 방식이 과연 적절한지, 앞으로 있을 미분양 주택에 대한 매입 금액을 어떤 기준으로 상정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실련, “LH·SH·GH 7년간 주택 매입에 약 18조원 썼을 것”
 
경실련의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택공기업들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매입임대주택에 사용한 금액은 SH 4조3000억원, GH 4조9000억원, LH는 2021년 이후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0년까지 5년 동안 5조800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실련은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주택공기업들이 7년 동안 서울·경기지역에서 주택매입에 쓴 금액이 18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 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 매입임대주택 매입가격 기준 건설원가 수준으로 개선 △ 매입임대주택 정보 투명하게 공개 △ 신축매입약정방식 매입 중단 등 3가지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LH “가격 단순 비교 바람직하지 않아…구축 중심 매입 공실 우려”
 
LH 관계자는 “고덕 강일 4단지는 대규모 공공주택지구 내 건설된 분양주택으로, 매입임대주택과 가격만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하며 “기존 주택(구축) 중심으로 매입을 진행할 경우 주택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는 있으나 입주민 만족도가 떨어져 공실 발생 우려가 높고, 노후화에 따른 수선유지비 등이 발생해 관리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실련 기자회견(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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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