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 연금특위…"시간걸려도 특위 재구성, 모수개혁 논의해야"

연금특위 초안 마련 실패…복지부 손으로
"수용 가능성 약한 모수개혁 정도로 끝낼 수도"
정치적 파장, 시간 끄는 것…특위 연장·전문가 재구성 해야
"구조개혁 기반, 모수개혁 논의 필요"

입력 : 2023-04-03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연금개혁안의 밑그림도 내놓지 못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시한이 다가오면서 정부의 개혁안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금특위가 특정 이해집단에서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된 만큼, 애초 합의 도출이 어려웠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시간이 더 소요되더라도 특위 전문가를 재구성하는 등 구조개혁 기반의 모수개혁 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2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견해를 문의한 결과, 특위 연장과 전문가 재구성을 통해 구조개혁 기반의 모수개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특위 다양한 위원들 전문가로 볼수도 있지만 공익위원수는 적고 특정 이해집단에서 추천한 사람들이 대다수이다"며 "애초에 그분들로부터 합리적인 토론에 근거한 개혁안을 만들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윤 연구위원은 "간판만 내걸고 골든타임 허비하는 식"이라며 "국민들한테 쓸데없는 기대감만 높여 놓고 특위 연장되더라도 이런식의 운영은 문제가 있고 기대할게 별로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회장은 "국회에서 연금특위할때부터 잘 안될 것이라 생각은 했다. 신중히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위를 만들어서 적절한 시기에 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연금개혁 이해 당사자 많기 때문에 힘들지만 구조개혁 시작해서 모수개혁으로 가야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제언했습니다. 
 
2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견해를 문의한 결과, 특위 연장과 전문가 재구성을 통해 구조개혁 기반의 모수개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사진은 연금특위 여야 간사·민간자문위 회동 모습. (사진=뉴시스)
 
오 회장은 "사학연금은 아직 고갈 안 됐지만 국민연금, 공무원연금은 십여년 전부터 고갈되서 국민 세금을 쏟아 붇고 있다"며 "월 6~70만원정도 받는 국민들이 세금 내서 3~400만원 받는 사람들 연금 보존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구조개혁 하지 않으면 국민들 불만 쏟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당사자들이 많기에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선거철 등 피해서 아주 적절한 시기 골라서 전광석화처럼 해야 한다"며 "내용과 타이밍을 잘 갖춰서 해도 프랑스처럼 난리가 난다. 개혁 잘못하면 대혼란 가져올 수도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여야가 의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정부가 어짜피 할건데 우리가 나서서 할 필요 있냐는 식인 것 같다"며 "지금 특위는 여야 공동 입장이 다른 사람들로 구성됐다. 애초부터 한 방향으로 개혁이 나가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양 교수는 "자문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됐지만 자문위니까 크게 권한이 없다. 모든 개혁을 하려면 개혁 방향을 잡아 놓고 하는데, 개혁 방향에 맞는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총선도 다가오고 정부한테 넘기는 수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6개월 남겨둔 시점의 개혁안 마무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금개혁 모형 만들고 하는 것이 전문 지식이 없어서 못만드는 것은 아니다"면서 "내용은 다 나와 있지만 정치적 파장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때문에 시간을 끄는 것이다. 사실 시간은 한달이라도 충분하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는 "구조개혁은 물론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전 정부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기에는 상황이 너무 안 좋고 약속한 것도 있기에 적당한 수준에서 수용 가능성 있는 약한 모수개혁 정도할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용 자체를 모르는 건 아무 것도 없고 수년 간 논의됐던 것이다"며 "결국은 어느 정도 합의를 이끌어내고 국민적 눈높이에 맞춰서 안을 제시하는 게 문제지, 6개월이라고 못 할건 없다. 하지만 개혁안이 나오더라도 논란은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연금 형평성 차원에서 구조개혁은 이뤄져야 한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적자 때문에 국고로 손실 메꿔주는 것은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짊어주는 것"이라며 "구조개혁과 모수개혁은 양자선택이 아니며 같이 하는게 타당하다"고 조언했습니다. 
 
2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견해를 문의한 결과, 특위 연장과 전문가 재구성을 통해 구조개혁 기반의 모수개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사진은 국회 연금특위 사회적 합의 기구 설치 촉구 기자회견.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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