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브루클린 제주 카페에서 열린 저서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 독자와의 만남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강원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3 사건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국민통합이라는 관점에 앞서 누군가의 한을 풀어내는 과정이다. 이러한 본질을 당 지도부가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제주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진 뒤 진행된 <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3과 같은 문제는 보수정당의 대통령이 풀어낼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이 그러지 못한다면 정당이 나서야 한다"며 "하지만 당 지도부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쉬운 마음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일부 여권 정치인의 4·3 왜곡 발언에 대해서는 "4·3 진상조사보고서만 보더라도 태영호 의원의 '4·3 김일성 지시설'은 학술적으로 근거가 없는 발언"이라며 "이는 태 의원이 도민들이 4·3 과 관련해 민감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거나 아니면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3 김일성 지시로 촉발론은 사실"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민주당은 태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자기 정론을 펼치는 정치인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며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철회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보수정당이 4·3이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됐다는 점을 냉정히 평가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특히 4·3의 비극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아픔을 공유하고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정치권에서는 4·3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4·3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취지는 좋지만 법 조항이 많아지는 것은 법의 안정성을 위해 할 우려가 있다"고 했습니다. 법 조항이 많아지면 그 일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재량이 축소되고 법을 악용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 이 전 대표의 생각입니다. 그는 "법보다 중요한 것은 4·3 진상에 대해 책임과 권위가 있는 사람(대통령, 당 대표 등)의 진정성 있는 발언과 정확한 언급이다. 이는 그 어떤 법 조항보다 강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3일 비윤(비윤석열)계로 꼽히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함께 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열리는 제75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합니다.
이강원 기자 2000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