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지난해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고통이 심화되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민단체 너머서울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공공요금 폭등 증언대회 및 여론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고 최근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이 민생에 끼치는 영향과 사회적 인식을 밝혔습니다.
이날 자리에서는 지난해 잇따른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가구유형과 소득계층별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여론조사 발표와 자영업자, 3인 가구, 장애인, 수급가구 등의 증언대회, 패널토론 등이 이어졌습니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이 요금인상 반대비율 가장 높아
너머서울이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이 적을수록 공공요금 인상을 반대하는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가구소득 월 200만원 미만 응답자의 경우 전기·가스요금 추가인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92.4%, 서울시 하반기 교통요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5.7%로 가장 높았습니다. 공공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고유가·고금리·고물가의 민생위기 상황이므로(61%), 교통비 증가로 생계비 부담이 커짐(56.9%) 등이 꼽혔습니다.
서울시 하반기 교통요금 인상 관련 설문조사 (사진 = 너머서울)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3인가구원 김혜수씨는 "저의 월 소득은 100만원 정도고 배우자는 금융부채 등을 해결하고 150만원을 보태 생활비로 월 250만원정도를 사용하는데 지난 1월 난방비는 34만5330원, 관리비는 21만원이 나왔다"며 "생활비 중 보험료 식비 교통요금 통신비 관리비 난방비 정도만 지출해도 이미 마이너스인데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이다"고 말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 생계비 57만원 중 난방비가 23만원…지역난방 보조금 제외 통보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홈리스 행동 공유 피해자 연대활동을 하는 임재원씨는 "매월 생계비로 57만원정도를 받는데 지난 1월 받아든 난방비 고지서에는 총 수입의 40% 이상인 23만3630원이 찍혀 있었다"며 "정부가 난방비 폭탄에 대한 지원금을 지원한다는 뉴스를 접했으나 임대주택에 제공되는 지역난방은 민영 사업체로서 정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저렴한 공공요금은 빈약한 사회복지 보완…다른 나라들은 경기침체시 대중교통 50% 할인
구준모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기획실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한국의 공공요금은 빈약했던 사회복지를 보완하며 시민 기본 생활을 지지하는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 물가와 금리가 함께 오르는 실질 임금 감소 시기에는 저소득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대기업의 전기요금 특혜를 폐지하고 가정용 요금으로 인한 한전과 가스공사의 손실을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시의 요금 인상 계획은 책임회피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유럽은 대부분 재정과 요금 수익 비율을 5대 5로 맞추며 이용자들이 절반정도 부담하면 중앙 정부등이 나머지 절반을 부담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쌓이는 재정 적자를 요금 인상으로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의 경우 경기 침체시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위해 대중교통 운임을 무상으로 하거나 50%할인하는 등의 사례가 많은데 서울시는 값싼 요금을 (시민들이) 염치없이 이용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요금 폭등 증언대회 및 여론조사 결과 발표회 (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