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8일 저녁 7시.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제 몸 만한 보따리를 짊어진 남자(공연자 관지)가 휘청이며 들어섭니다. 털썩 주저앉은 남자는 보따리에서 플라스틱 실 덩이를 꺼내 풀다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또 다른 실 덩이를 꺼내 풀기를 반복하던 남자는 벽을 채운 실을 파고들다, 폭죽이 터지는 영상을 뒤로한 채 밖으로 나옵니다.
최재용 설치미술 작가의 '매스 인 이태원(Mass in Itaewon)' 시리즈 일부인 ‘덩어리, 춘’이 끝나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관람객이 감탄 섞인 박수를 보냈습니다.
8일 오후 7시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관지 씨가 최재용 작가의 ‘덩어리, 춘’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최 작가는 "짐 앞의 짐을 끄집어내기를 반복하다 노란 꽃을 피워, 전체적으로 벚꽃을 크게 피운다는 의미"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이날은 9일까지 열리는 '헤이, 이태원' 전시회 첫날이었습니다. 김완선, 이태성, 치타, 황찬성 등 아트테이너(아트+엔터테이너)와 스톤락, 케이티김, 페데리꼬 꾸에요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부르노 피게루아 전 멕시코 대사 등의 작품 90여점이 전시됩니다.
이번 전시회는 사단법인 인플루언서협회가 지난달 15일 이태원 성장과 도약을 위한 '헤이, 이태원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함께 기획했습니다.
이 장관은 이날 상권 회복 응원을 위해 전시회 참여 작가, 상인 등과 만찬 간담회를 주재했습니다. 앞서 이 장관은 이태원의 재도약을 위해 많은 관심과 염원이 모여야 한다며 '이태원 회식 챌린지'를 제안했습니다. 그 제안에 따라 처음 열린 챌린지가 이번 간담회입니다.
간담회에는 이태원특구연합회와 인플루언서협회, 전시회 참여 작가와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 장관은 "중기부가 작년 겨울에 여기 처음 왔는데 마음도 많이 추웠다"며 "1월부터 본격적으로 돌파구를 위해 긴급 경영자금에 대해 컨설팅하고 지급하는 일을 했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어 "예전의 이태원으로 회복되고 더 나아가 미래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이태원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더 멋진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8일 이태원에서 열린 ‘헤이, 이태원’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유태혁 관광특구연합회 부회장은 "예년에 비해 30~40% 오른 듯하고 인원(방문객)도 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로 희망을 보았다"고 화답했습니다.
회식 챌린지는 참여자로 지명된 사람이 이태원 식당에서 동료?가족과의 식사 인증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잇_태원(#eat_taewon)'를 붙여 게시하고 다음 참여자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장관은 다음 참여자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페데리꼬 꾸에요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등을 지목했습니다.
간담회 장소인 W179는 100평 규모로 해밀턴호텔이 관람객 편의와 전시회 운영 지원을 위해 주최 측에 무상으로 빌려준 곳입니다. 전시회 첫날인 이날 이곳에는 청년상인 팝업스토어와 와인장터가 열렸습니다. 만찬 간담회는 이태원 상인들이 답례로 준비한 세계음식으로 차려졌습니다.
이 장관은 "오늘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중소벤처기업부는 5월에도 동행축제를 통해 전국적 캠페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