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제통화기금인 IMF가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해 ‘험난한 회복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보다 0.1%포인트 내린 2.8%로 전망했습니다.
2%포인트 하향 조정한 1.5%의 우리나라 성장률과 비교해서는 대조적인 전망치입니다.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 한국경제호를 향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IMF는 11일(현지시각) '2023년 4월호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분절화 심화, 인플레이션 등의 불안 요인에 이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크레딧스위스 사태 등 금융 시장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습니다.
5년 뒤 세계 성장률은 3.0%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해당 보고서가 발간된 지난 199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특히 금융 시장 불안에 따라 올해 세계 경제 여건을 '험난한 회복 과정(A Rocky Recovery)'으로 진단했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공공·민간부채 수준과 신흥국·개도국 그룹 중심의 신용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간의 금리 차) 상승 등도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룹별로 보면 선진국 그룹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1.3%로 지난 1월 전망치인 1.2%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미국은 0.2%포인트 오른 1.6%를 예상했습니다. 이탈리아는 0.1%포인트 오른 0.7%, 스페인은 0.4%포인트 오른 1.5%로 각각 조정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0.5%포인트 내린 1.3%로 예상했습니다. 영국은 0.3%포인트 오른 -0.3%에 그칠 전망입니다. 독일은 0.2%포인트 내린 -0.1%에 머무를 전망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4월호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습니다. 자료는 IMF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그래픽=뉴스토마토)
우리나라는 지난 1월 1.7%에서 0.2%포인트 하락한 1.5%로 전망됐습니다. 앞서 정부는 1.6%, 한국은행 1.6%, 한국개발연구원(KDI) 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 등의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국회예산정책처는 0.6%포인트 낮춘 1.5%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월 이전보다 0.1%포인트 내렸고, OECD도 지난달 0.2%포인트 낮췄습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도 이달 6일 0.2%포인트 낮춘 1.7%로 전망하는 등 줄줄이 하향세입니다.
신흥국과 개도국 그룹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3.9%로 지난 1월 전망치인 4.0%보다 0.1%포인트 소폭 하락했습니다.
중국은 1월 전망치인 5.2%를 유지했습니다. 인도는 5.9%로 0.2%포인트, 브라질은 0.9%로 0.3%포인트 낮췄습니다. 러시아 전망치는 0.7%로 0.4%포인트, 멕시코는 1.8%로 0.1%포인트, 사우디는 3.1%로 0.5%포인트 각각 상승했습니다.
IMF 측은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생계비 완화를 위한 재정지원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와 부채규모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저탄소 경제체제로 빠르게 전환해야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세계 경제의 여러 혼란한 국면에서 한국 경제가 더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물가 불안은 여전한데, 금융 시장의 불안도 경제 회복의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 시장이 불안할수록 기업들은 필요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고 그러면 추가로 경기 침체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 경제는 미분양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심의 금융 불안 문제를 심각하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4월호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습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