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시민단체들이 정부가 제시한 주 69시간제 개편안을 지금 즉시 폐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전국민중행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등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윤석열정부가 제안한 주 최대 69시간제는 ‘자본과 기업에 맞춰진 악법’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정부의 노동시간 개혁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민단체 "주 69시간 시행시 휴식권 보장되기는커녕 몸 망가져"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노동시간 개편안을 시행하면 건강권과 휴식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혜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장시간 노동이 포함된 불규칙한 노동을 할 경우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휴식권이 보장되기는커녕 망가진 몸을 추스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기 어렵게 된다”며 “개편안에서 의도한 것처럼 노동시간을 들쭉날쭉하게 만들면 산재 인정 기준상 단기간 과로에 해당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변칙적 노동시간 제도 존재하는 상황…주 69시간 시행 위험해
이미 근로기준법에 윤석열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다양한 변칙적인 노동시간 제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주 최대 69시간제를 도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용우 민변 노동위원장은 “(현재) 선택적, 탄력적 근로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노동시간 법령 적용 제외 사업장도 상당히 많이 있다”며 “현재 근로기준법 상황에서 (주 최대 69시간제와 같이) 더 탄력적으로, 더 변형된 형태의 노동시간 법제를 도입한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을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 69시간 개편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 (사진 = 정동진 기자)
서원스님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 듣는 정부 되길"
서원 조계종 사회노동위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노동시간 문제를 노동자 당사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정치적 술수로 느껴지게 이렇게 처리하는 법이 대관절 어디에 있느냐”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주 69시간 정책을 폐기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과 슬픔의 목소리를 듣는 올바른 정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과로사 조장하는 노동시간 개악안’이라고 쓰여있는 패널에 ‘폐기’라고 쓰여있는 노란색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주 69시간 입법예고 기한 17일까지
정부의 주 최대 69시간 근로기준 개편안의 입법예고 기한은 오는 17일까지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입법예고 종료 후에도 폭넓은 의견을 듣기 위해 의견수렴 과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국민 설문조사도 곧 착수할 계획으로, 현재 그 방식과 세부적인 문항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 (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