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2차전지, 소재주에서 장비주로 머니무브

양극재·음극재 관련주 주춤하자 장비주 약진
2차전지 기업 증설 본격화에 수주 증가 기대

입력 : 2023-04-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2차전지주 급등을 주도한 에코프로(086520) 등 양극재 관련주들 주가가 주춤하면서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덜했던 2차전지 장비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수혜가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업체에 집중됐던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덜했던 종목으로 수급이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잘나가던 양극재·음극재 관련주 주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한 주간 2차전지 소재 관련주들 대부분의 주가가 내렸습니다. 양극재 대장격인 에코프로가 6.06% 하락했으며, 엘앤에프(066970)(-3.66%), 에코프로비엠(247540)(-1.80%) 등이 하락했습니다. 음극재 관련주인 대주전자재료(078600)(-7.54%),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7.50%), 나노신소재(121600)(-6.60%), 솔루스첨단소재(336370)(-6.56%) 등도 대부분 내렸습니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IRA 수혜 기대감이 작용하며 2차전지 소재 관련주들이 상승을 주도했는데요. 단기간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지적이 이어졌고 좀처럼 매도 리포트를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까지 나오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1년도 예측하지 못했던 시장이 2차전지와 관련해서 10년 뒤의 시장 전망을 가지고 현재의 기업가치를 따지고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장기 성장 규모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차이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2차전지 장비주 약진…IRA·정책 수혜 기대감
 
(표=뉴스토마토)
 
2차전지 소재주들의 주가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올랐던 장비주들이 약진하고 있습니다. 프레스 노칭 장비 등을 제조하는 엠플러스(259630)와 유일에너테크(340930)가 각각 11.68%, 23.48% 상승했으며, 레이저 노칭 장비 제조 기업  디에이테크놀로지(196490)(7.80%), 믹싱 장비를 제조하는 윤성에프앤씨(372170)(9.01%) 등도 상승했습니다. 
 
이밖에 분리막 제조 장비 기업 에스에프에이(056190)(0.75%)가 소폭 올랐으며, 음극재 생산용 장비를 생산하는 원준(382840)(-0.35%), 롤프레싱(압연) 장비 등을 제조하는 아바코(083930)(-0.63%) 등도 코스닥(-3.87%) 대비 선방했습니다. 
 
인플레감축법(IRA) 수혜로 2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하는 동안 장비주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요. 장비주들 역시 IRA의 수혜가 예상가 예상되는 데다, 최근 정부의 2차전지 산업 강화 전략까지 겹치면서 수급도 놀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일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을 발표했는데요. 전고체 배터리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민·관이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2차전지 장비 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장비 기술을 ‘소부장핵심경쟁력 특별지원법’상 핵심 기술로 신규 지정해 R&D(연구개발)에 5000억원 규모의 정책 펀드를 지원합니다. 정부와 업계는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장비 수출은 3배 이상(11억→35억 달러)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 증설 본격화
 
장비주들도 IRA에 따른 직간접적 수혜가 예상가 예상됩니다. IRA 지침상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품으로 포함된 물질은 양극판·음극판·분리막·전해질·셀·모듈 등입니다.
 
앞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IRA에 대응을 위해 이미 북미에 생산 공장을 짓고, 증설에 집중해 왔는데요. IRA를 계기로 그간 미국 내 증설이 부족했던 분리막 기업들을 비롯해 전해액 등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미국 내 증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 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건설 중인 공장에서는 국내 기업의 장비를 90% 이상 사용하고 있죠.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IRA 세부법안을 통해 증설 지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에 관련 수주 및 증설 모멘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셀, 양극재뿐 아니라 분리막, 전해액 역시 미국 내 증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세액공제 형태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한 IRA 세부지침 규정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 모습.(사진=뉴시스/AP)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