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공정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국내 게임시장의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양사의 기업결합 후 MS 콘솔박스인 엑스박스(Xbox)에만 콜오브듀티, 디아블로 등 인기게임을 배타적으로 공급할 '봉쇄 효과'가 없다고 봤습니다. 양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조건 없이 승인한다고 30일 밝혔습니다. MS는 게임 개발·배급을 비롯해 콘솔·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입니다.
대표적인 콘솔 게임기기는 Xbox가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콘솔, PC, 모바일 등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실행하는 시장입니다.
블리자드는 세계적으로 콘솔과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 개발사입니다. 대표 게임으로는 콜오브듀티, 디아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캔디크러쉬사가 등이 있습니다.
심사 결과를 보면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 주요 게임을 자사 서비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는 봉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MS와 블리자드가 개발해 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배급 기준으로 콘솔 게임 시장에서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2~4%,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은 4~6%에 불과했습니다.
또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이로 인해 경쟁사업자가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는 적다고 봤습니다. 국내에서 두 회사의 게임 인기가 높지 않아 경쟁사 소비자를 자사 서비스로 전환하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에서 소니의 점유율은 70~80%, 클라우드에선 경쟁사인 엔비디아 점유율이 30~40% 수준으로 압도적입니다.
오히려 이번 기업결합으로 콘솔 시장 3위 사업자인 MS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경쟁이 촉진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의 경우는 사업자 순위가 바뀌는 등 변화가 큰 시장입니다. 향후 소니, 아마존 등이 진입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번 기업결합으로 인해 경쟁 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같은 기업결합 건을 심사한 국가 중 영국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 제한을 우려해 불허한 바 있습니다.
미국도 콘솔게임과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우려, 지난해 12월 연방항소법원에 소를 제기한 상황입니다. 오는 8월 심리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날 예정입니다.
두 국가 사례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달리 MS의 엑스박스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3월 우리나라처럼 조건 없이 승인한 상태입니다. 유럽연합(EU)도 경쟁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대해 블리자드 게임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승인했습니다.
임경환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이번 기업결합이 글로벌 기업 간 결합인 점을 감안해 주요 해외 경쟁당국과 수차례 회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경쟁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가별로 게임 시장의 경쟁 상황이 상이하고 각국 경쟁당국은 자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경쟁당국 별로 서로 다른 판단이 도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조건 없이 승인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MS 본사.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