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내려잡는 '성장률'…정부만 '나홀로 상저하고'

KDI·한국은행 이어 산업연구원도 하향 조정
추경호, 흐름 악화 운운하면서도 '상저하고'
전문가들 "정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

입력 : 2023-05-31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김지영 기자] 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은행에 이어 산업연구원(KIET)까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면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앞둔 정부의 전망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에너지 가격, 국제 금융, 대중국 통상 환경 등 모든 변수가 가중된 만큼 윤석열 정부의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외 국제 금융 경제 환경 변화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면밀히 지켜보겠다"면서도 '상저하저'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30일 기재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현재 시점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상저하고'에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국제기구나 주요 기관들도 이론이 없는 예측"이라고 밝혔습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IMF, 한국은행, KDI 등에서 최근 발표한 여러 수치나 데이터 분석 내용을 충분히 참고하고 있다. 그런 자료들이 앞으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성장 전망을 할 때 중요한 기초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기관의 전망이 전반적으로 수치가 당초보다 조금 낮아졌다. 가장 큰 요인은 상반기 경기 흐름이 예상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을 반영해 연간 전망을 수정했다고 보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감안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굉장히 불확실성이 많은 한 해가 된다는 것이 공통적 견해"라면서도 상반기 경기 둔화, 하반기 회복을 의미하는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6월 말이나 7월 초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담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 통상 악화와 반도체 회복이 더딘 만큼, 더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지난 1월 1.7%에서 0.2%포인트 하락한 수치입니다.
 
KDI는 올해 2월 1.8%에서 이달 1.5%로 0.3%포인트 하향했습니다. 한국은행은 같은 기간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습니다.
 
산업연구원도 이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 1.9%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치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현재 시점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상저하고'에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국제기구나 주요 기관들도 이론이 없는 예측"이라고 밝혔습니다. 자료는 최근 주요 기관 경제성장률 전망치 변동.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합니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과 교수는 "하반기에 경제성장률을 1% 초반대까지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현재 수출이 14개월째 감소하고 국내 건설 투자도 많이 위축돼 있다"며 "가계 부채라든지 일자리 문제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올해 경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는 전망되는데, 하반기 경제에 불안 요소들은 계속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는 미국이 국가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한 이후 나올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미·중 간에 패권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저'로 갈 수도 있다"며 "아직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에 변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봐서 대응책을 잘 세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오정근 교수는 "삼성전자가 감산 경영을 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미국이나 일본이 반도체 부활을 위해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고 있고 중국도 주력하고 있어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며 "'상저하고'가 아니고 '상저하저' 형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광석 실장은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서는 회복 국면이긴 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에 너무 좋지 않았다"며 "경제성장률의 경우 전체 평균을 내는 것인데, 상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너무 안 좋았던 것이 반영돼 하향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액은 55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59억5700만달러보다 4억달러 정도 적습니다. 내년 매출액은 58억9800만달러로 지난해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현재 시점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상저하고'에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국제기구나 주요 기관들도 이론이 없는 예측"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김지영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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