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이 방학 기간 정규 교사 없이 유아 보육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유아의 89.1% 방과 후 과정 참여하지만 방학 중에는 전담사가 독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방학 중 독박 보육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수정 학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방학 기간의 경우 반이 합쳐져 20~30명의 유아가 한 반에서 운영되거나 낯선 단기 인력에게 아이들이 맡겨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보육이 어렵고,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은 제대로 된 휴게 시간은커녕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아이들을 돌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는 3~5세 유아를 위한 국가 수준의 공통 교육과정인 유치원 누리과정 가운데 방과 후 과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에듀케어 강사, 인천에서는 유치원 방과 후 과정 강사로 불리는 등 지역마다 명칭도 다 다른 상황입니다.
현재 국·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동일하게 교육과정 4~5시간, 방과 후 과정 4~5시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유치원의 99.8%에서 방과 후 과정이 운영되고 있고, 전체 유아의 89.1%가 이에 참여합니다.
그러나 방학 중에는 교육과정이 운영되지 않는 만큼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가 아이들의 보육 업무를 오롯이 떠맡고 있습니다. 특히 국·공립 유치원의 경우 교사들이 교원 임용 시험에 합격한 정규 교원이라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라 방학 중 연수기관이나 근무 장소 외 시설에서 연수를 받게 됩니다.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이 방학 기간 정규 교사 없이 유아 보육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진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방학 중 독박 보육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방학 중 유아 수, 학기 중과 같거나 더 많지만 행정 업무 할 시간도 없어
그럼에도 방학 때 유치원에 등원하는 아이들의 수는 학기 중과 같거나 더 많습니다. 학비노조가 전국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767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노동 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3.9%가 '방학 중 유아 수가 학기 중과 같거나 더 많다'고 답했습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국·공립 유치원 방학 중 독박 보육 문제와 유아 안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또 유보 통합 추진 시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의 근무 환경 개선 내용도 포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행정 업무까지 해야 하지만 따로 일할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41.3%가 방학 중 행정 업무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행정 업무가 과도하다는 응답도 59.3%에 달했습니다.
이상혜 인천 동암초 병설유치원 방과 후 과정 강사는 "행정 업무로 수업 준비 시간이 부족해 아이들에게 제공돼야 할 다양한 활동이 간소화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들의 현실"이라면서 "저출산 문제 극복과 유아 교육 및 보육 통합을 하기 전에 유치원 방과 후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이 방학 기간 정규 교사 없이 유아 보육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진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방학 중 독박 보육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