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수면을 돕는 '슬립테크(수면과 기술을 결합·Sleep Tech)'가 전자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슬립테크 시장은 오는 2030년 70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수면테크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10일 자체 개발한 슬립케어 사운드 '다이내믹 바이노럴 비트(Dynamic Binaural Beat)'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기존의 '스태틱 바이노럴 비트'가 고정된 주파수를 반복해 들려준다면 다이내믹 바이노럴 비트는 보다 넓은 주파수 범위에 대한 동조를 유발해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LG전자는 이들 슬립케어 사운드를 탑재한 수면 관리 솔루션 '브리즈(brid.zzz)'를 지난 14일 출시했습니다. 브리즈는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뇌파를 측정, 조절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제공해 안정적인 컨디션을 만들어 주는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Mind Wellness)입니다. 제품명은 산들바람(breeze) 같은 상쾌함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사진=LG전자
브리즈는 뇌파를 측정하는 무선 이어셋과 뇌파 조절 유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됩니다. 뇌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사용자 상태를 측정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한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주파수를 제공해 안정과 숙면에 적합한 뇌파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은 긴장이나 불안을 덜어주는 마인드케어와 깊은 잠을 유도하는 슬립케어 모드로 나뉩니다. LG전자는 수도권 주요 대학 및 대학병원과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브리즈를 착용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 측정치가 41% 정도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지난 2018년부터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슬립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갤럭시워치에 탑재된 바이오엑티브센서는 혈압과 심전도를 비롯해 수면 사이클과 수면 깊이까지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수면 코칭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일상에서 쉽게 따를 수 있는 수면 가이드와 팁과 결과 분석 등을 지원합니다.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로는 적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 워치가 사용자가 잠이 든 시점을 인식하면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조명과 에어컨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침실 커튼이 닫히는 등 보다 최적화한 수면 환경이 조성됩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수면 모드를 이용하면 수면 시점에 맞춰 스마트폰과 워치의 화면 밝기가 자동으로 변경되고 알림이 무음 처리되기도 합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아큐맨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 테크 시장은 2021년 154억7000만달러(약 19조5700억원)에서 2030년 609억5500만달러(77조14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2월 '꿀잠 돕는 슬립테크 시장의 눈부신 성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수면 장애 해결자'로 등장한 다양한 테크 제품(장비·애플리케이션)이 주도하는 슬립테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도 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