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신형 폴더블폰 제품군 가운데 '폴드'를 최대한 배제한 채 '플립'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위아래로 접는 방식의 플립 디자인이 옆으로 접는 폴드보다 젊은 소비층인 MZ세대 마음을 사로잡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홍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트위터, 스레드 등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뿐 아니라 서울 용산구 남산 N서울타워와 시내버스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새로운 갤럭시Z 시리즈 출시를 알리는 광고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 홍보 마케팅에 중점을 둔 제품은 '갤럭시Z 플립5'입니다. 이달 6일 언팩 행사 개최일과 장소를 확정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자사 SNS 계정에 올린 대형 광고에는 플립 모델로 추정되는 폴더블폰만 등장합니다. 지난 21일 유튜브와 스레드에 게재한 홍보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언팩의 주인공이 플립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언팩 행사 부제도 '플립 쪽으로 합류하라(Join the flip side)'로, 폴드보다 플립을 더 부각시켰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열린 언팩에서 폴드와 플립 모두를 아우르는 '너의 세상을 펼쳐라(Unfold Your World)'를 부제로 채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플립 모델로 MZ세대를 적극 공략해 '갤럭시'의 올드한 이미지 탈피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서울 용산구 남산 N서울타워의 '갤럭시 언팩' 야간 디지털 옥외광고. 사진=삼성전자
MZ세대에서 갤럭시 인기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이 이달 11~13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8~29세 갤럭시 점유율은 32%로, 애플의 아이폰(65%)의 절반 수준입니다. 지난해 6월 조사 결과(갤럭시 44%·아이폰 52%)와 비교하면 아이폰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40대부터는 갤럭시 우위가 공고하지만 '20대 아이폰, 40대 갤럭시'라는 부정적 인식은 삼성전자의 잠재적 위협 요인입니다.
삼성전자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신형 플립5 외관 디자인 변화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T팁스터(정보유출자)에 따르면 플립5는 전작보다 외부 디스플레이가 기존 1.9인치에서 3.4인치로 두배가량 확대되면서 앱 실행과 음악 제어, 사진 촬영 등 사용성이 한측 극대화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은 최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의미 있는 사용성과 외형적 아름다움을 모두 이뤄냈다"며 달라진 디자인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에게 플립은 디자인과 무게, 가격 면에서 폴드보다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라며 "신형 플립이 전작과 비교해 디자인 측면에서 상당히 많이 바뀌다보니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의 대표 제품으로 플립을 강하게 내세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플립4와 폴드4의 사전예약 비중은 6대 4였습니다. 올해는 8대 2로 플립의 인기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