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B2B 사업이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에 영향을 덜 받아 수익 확보가 안정적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이음 5G 주파수 할당과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회사는 5G 특화망에 활용 가능한 4.7㎓ 주파수 대역 100㎒폭을 할당받았습니다. 이용기간은 5년이며, 주파수 할당 대가는 총 523만7000원입니다.
기존 이동통신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 5G 특화망을 구축하려면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해야 합니다. 5G 특화망은 통신 3사의 상용망 대신 일반 기업이 별도 주파수에 만드는 내부 전용망입니다. LG전자는 경기 평택시에 있는 LG디지털파크에서 5G 특화망인 이음 5G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자율이동로봇(AMR) 등 성능 시험장을 구축해 자사 제품 검증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5G 특화망을 자사 미래 먹거리로 꼽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과 로봇 등 B2B 분야와 연계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 가전과 로봇 등 주요 사업과 묶어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LG전자는 지난해 5G 특화망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해당 사업 관련 통신 특허를 3만여건 넘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전자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B2B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장을 포함해 냉난방공조(HVAC)와 빌트인, 디스플레이 등 B2B 사업을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주력 분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KB증권은 올해 LG전자 B2B 매출 비중이 2020년 16.2% 대비 2배 증가한 32.3%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온라인 기반 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B2B 고객 전용 e스토어'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중소 규모의 사업자들에게 적합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안하고 다양한 구매 혜택까지 제공하는 삼성닷컴 내 서비스입니다. 올해 4월부터는 독일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시작, 대상 국가는 총 30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B2B 고객 전용 e스토어 매출은 지속 성장세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2월 말 기준 전 세계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량 늘었고, 이 서비스를 통한 1~2월 매출도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B2B 거래를 의미하는 특직판 매출 비중은 51%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B2B는 경기 영향을 쉽게 받는 B2C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장기 계약을 통한 대규모 공급에도 이점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 B2C 시장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B2B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