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주가관리 지시…중간배당도 SK ‘최다’

중간배당 결정한 주요그룹 상장사 중 SK 계열사 7개
최태원 회장 경영방침 따라 계열사들 주가부양 노력
자본시장 활용해 신성장 산업 M&A 투자 활발한 배경
중간배당총액은 삼성전자가 유일한 조단위

입력 : 2023-08-07 오후 1:58:3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최근 중간배당을 결정한 주요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중에선 SK가 가장 많은 7개였습니다. 계열사 사장(CEO)들의 경영평가에 주가관리실적을 반영할 정도로 주주가치에 신경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까지 중간배당을 결정한 기업들은 네이버, 효성ITX, LG유플러스, S-Oil, HD현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케미칼, SK, 두산밥캣, 쌍용씨앤이,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SK디스커버리, SK가스, KCC, SK디앤디, E1, KCC글라스 등입니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네이버와 E1이 명단에 추가됐습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나 ESG 차원의 주주친화정책 골자는 배당확대이며 이를 배경으로 중간배당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중간배당 실시 기업이 가장 많은 곳은 SK그룹입니다. 그 외에 복수 이상 그룹은 현대차그룹(현대차, 현대모비스)와 KCC그룹(KCC, KCC글라스)뿐입니다. 중간배당 자체가 흔치 않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주주가치를 각별히 챙기는 방침은 재계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직접 CEO들에게 주가관리를 주문했고 연말 경영평가 및 인사에서도 주가관리 실적을 반영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보면 중간배당 실시 기업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SK그룹은 기업집단 중에서 드물게 지주회사 SK가 직접 중간배당을 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흔히 지주회사는 상속세 이슈 때문에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부각됩니다. 중간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정량적으로도 주가 부양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와 달리 SK는 주가를 부양할 유인이 존재합니다. 투자전문 사업형 지주회사로서 그간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인수합병(M&A)을 활발하게 진행해왔습니다. 자산가치를 활용해 회사채, 보증, 담보 등 자본력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SK 자산에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을 반영하는 등 계열사들이 주가관리를 해야 할 유인도 상당합니다.
 
최태원 회장이 자본시장을 활용해 그룹 자산을 성장시킨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지난해 SK그룹은 현대차를 제치고 기업집단 순위 2위에 올랐습니다. 상위 5개 기업집단 내 순위가 바뀐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액면분할 이후 국민주로 거듭난 삼성전자는 이후 대규모 배당확대정책도 세웠으며 그 일환으로 매년 분기배당을 실시했습니다. 2020년 연간 약 36조원 영업이익을 거뒀을 때는 11조원에 가까운 특별배당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잉여현금흐름에서 정규 배당 실시 후 잔여 재원이 생기면 추가 환원하겠다던 이재용 회장이 약속을 지킨 것입니다.
 
올해도 배당총액만 보면 중간배당 역시 삼성전자가 압도적입니다. 삼성전자는 2조4521억원 배당을 결정해 유일하게 조단위를 넘습니다. 둘째로 배당총액이 많은 기업은 현대차 3929억원으로 선두와 많은 격차가 있습니다. 그 다음은 SK하이닉스(2064억원), SK텔레콤(1813억원), LG유플러스(1075억원), 현대모비스(911억원), SK(836억원) 순입니다.
 
한편,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포스코홀딩스, CJ, CJ제일제당도 배당 기준일을 확정해 둔 상태입니다. 이사회에서 배당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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