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산업 열풍에 수요가 급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후발 주자인 미국 마이크론도 HBM 신제품을 선보이며 추격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2일 마이크론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8단으로 쌓은 4세대 HBM인 '24GB HBM3 2세대(Gen2)'를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 중입니다. 회사는 "이 제품은 현재 출시된 HBM3보다 성능이 50% 향상된 것"이라며 "내년 1분기에는 12단 36GB HBM3 2세대 샘플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마이크론 홈페이지 캡처
마이크론은 대만 TSMC, 미국 엔디비아와 AI·고성능컴퓨팅(HPC) 설계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개발 분야에서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언 벅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 및 HPC 컴퓨팅부문 부사장은 "HBM3 2세대에서 마이크론과 함께 AI 혁신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TSMC는 마이크론으로부터 이번 신제품 샘플을 제공받았습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입니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원활히 구현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고용량 D램이 필수입니다.
세대별로는 1세대 HBM, 2세대 HBM2, 3세대 HBM2E, 4세대 HBM3, 5세대 HBM3E 등으로 나뉩니다. 구글과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 대부분은 아직까지 HBM2E를 주로 사용하지만 앞으로 처리 속도가 더 빠르고 용량이 더 큰 HBM 제품을 채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전 세계 HBM 수요는 2억9000만GB로, 지난해보다 6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HBM 시장에 대해 "올해 HBM 시장의 주요 제품은 HBM2E이지만 AI향 칩 수요가 늘어나면서 내년에는 HBM3와 HBM3E가 시장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HBM 시장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삼성전자(40%), 마이크론(10%) 순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HBM3를 세계 최초로 개발, 올해 4월에는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GB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HBM3E 양산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도 업계 최고 6.4Gbps의 성능과 초저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의 양산 준비를 마쳤습니다. 4분기부터는 HBM3와 5세대인 HBM3P를 출하할 예정입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