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반년 만에 또다시 '트리플 감소'

1월 3개 지표 동시 하락 후 6개월 만에↓
중국 경제의 침체 영향 '제조업 부진'
기상 악화·승용차 개소세 인하 종료 여파

입력 : 2023-08-31 오전 10:10:4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산업활동 지표인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지난달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트리플'이 모두 하락한 것은 6개월 만입니다. 
 
특히 투자와 소매 판매의 경우는 각각 11년4개월·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습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습니다.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광공업, 공공행정에서 줄었습니다.
 
광공업 생산은 의복·모피(3.6%) 등에서 늘었으나 전자부품(-11.2%), 기계장비(-7.1%) 등에서 줄어드는 등 전월보다 2.0%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8.0% 감소했습니다. 자동차(6.2%) 등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반도체(-14.8%), 전자부품(-19.8%) 등에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제조업 재고는 지난 6월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나 한달 만에 다시 재고가 쌓이면서 전월보다 1.6% 증가했습니다. 품목별로는 통신·방송장비(-10.7%), 석유정제(-2.4%), 화학제품(-0.8%) 등에서 감소했습니다. 반면 반도체(4.3%), 자동차(4.8%), 전기장비(4.4%) 등에서는 늘었습니다.
 
제조업 출하도 전월보다 7.8%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2%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3.9%로 전월보다 11.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미미했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고율 상승 폭이 컸던 것은 재고 수준이 올라가긴 했지만, 출하가 하락 폭이 컸던 영향이 있다"며 "5월과 6월 출하가 많이 증가했다가 7월에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출하가 감소한 요인은 기대했던 만큼 중국의 경제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6월에 수출이 잘 됐고 7월에는 그에 비해 부진한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품목별로는 도소매(-1.2%) 등에서 줄었고 정보통신(3.2%), 금융·보험(1.5%) 등에서 늘었습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지점. (사진=뉴시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7월 소매 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5.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1%),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모두 줄어드는 등 전월보다 3.2% 감소했습니다. 이는 2020년 7월 4.6% 감소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입니다. 
 
설비 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22.4%),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6%)에서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8.9% 감소했습니다. 감소 폭으로는 2012년 3월 12.6% 감소 이후 11년4개월 만에 최대치입니다. 
 
김보경 심의관은 "7월에는 소매 판매와 설비 투자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공통으로 작용하는 것이 승용차 부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승용차는 6월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판매가 13.0% 증가했다가 7월에는 12.3% 감소한 것에 따라 소매 판매 하락 폭이 컸다"며 "7월 운송장비가 투자가 22.4% 감소한 영향은 승용차 판매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올해 7월은 예년에 비해 강수일수나 강수량이 많았기 때문에 회부 활동이 힘든 달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요인이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습니다. 
 
7월 건설 기성은 토목(-3.5%)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고 건축(2.0%)에서 늘어나는 등 전월보다 0.8% 증가했습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7월 전산업 생산은 월별 변동성이 큰 공공행정 제외 시 보합 수준"이라며 "소매 판매와 설비 투자의 경우 다소 조정을 받았으나 기상 악화와 차량 개소세 변동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중국 부동산 사태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내외 경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하반기 성장 모멘텀 보강을 위한 정책 과제를 차질 없이 마련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자료는 산업 활동 주요 지표.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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