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조용훈·이민우 기자] 현 정부가 청년층 고용지표 개선 등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일자리전담반 회의를 열었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달리고 있습니다. 정부도 24개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의 장관 청년보좌역 채용 계획을 밝히는 등 청년의 입장에서 정부 정책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나 산업 전반의 침체로 개선 효과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청년 고용지표가 인구 감소의 영향만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국내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묘수가 절실하다는 조언입니다.
13일 정부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청년층 고용지표 개선 등을 위해 9차례에 걸쳐 일자리전담반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정부 희망과 달리 29세 이하 청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둡기만 한 '청년 고용지표'
특히 청년 고용률은 7개월째 하락세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인구 대비 취업자의 비율인 고용률(47.0%)은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하는 등 7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전 연령대 중 유일한 하락세입니다.
2월에는 -0.4%포인트를 기록한 후 3월 -0.1%포인트, 4월 -0.6%포인트, 5월 -0.2%포인트, 6월 -0.4%포인트, 7월 -0.7%포인트, 8월 -0.3%포인트로 줄줄이 내리막입니다.
또 지난달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0만4000명에 달합니다. 전년 동월대비 2만3000명(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연령의 '쉬었음' 평균 증감률인 3.7%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앞서 고용부가 발표한 '8월 노동시장 동향'에서도 청년층의 고용 현황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보다 3만1000명 감소했습니다. 전 연령층 중 청년층만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최근 10대와 20대 초반 청년 취업자가 지속 감소하고 단순히 쉬고 있는 청년이 약 40만명에 이르는 등 청년층 일자리는 정부가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13일 제9차 일자리 전담반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청년 고용지표 개선을 위해 '맞춤형 고용서비스 확충'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일자리 전담반 회의(사진=뉴시스)
청년보좌역…정책 효과 미지수
장고 끝에 내민 정부 카드는 '청년보좌역'입니다. 청년보좌역은 각 장관실 소속으로 배치돼 청년의 입장에서 정부 정책을 바라보고 청년의 목소리를 정부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청년보좌역을 운영하는 부처에는 2030자문단도 구성해 다양한 참여의 기회를 넓힙니다. 하지만 채용부터 정책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수출 난항과 제조업 엔진이 식으면서 사실상 일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7월 제조업 대기업 생산지수는1년 전보다 9.6% 줄어든 105.7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1~7월 누계 제조업 대기업 생산도 전년 동기보다 9.9% 감소했습니다. 이는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감소폭입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학력자들이 취업을 하지 않는 '니트족'도 상당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학력 청년들이 다수인데 이들이 들어갈 일자리는 여전히 적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들이 취업에 실패해 '니트족'이 되는 등 청년 고용 지표가 악화하는 것은 이중적인 원인이 있다"며 "인구 감소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들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는 13일 제9차 일자리 전담반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청년 고용지표 개선을 위해 '맞춤형 고용서비스 확충'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채용공고를 보는 구직자.(사진=뉴시스)
"일자리 질 높이고 늘려야"
전문가들은 국내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를 늘려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강신혁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청년 쪽 고용 부진이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공개채용이 감소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추세"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개 채용이 줄고 수시 채용이 늘어난다면 이직을 원하는 구직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인구감소도 요인 중 하나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주 15시간 미만을 근무하는 등 고용보험 가입 조건이 맞지 않는 프리랜서 등의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청년 중 '쉬었음' 인구가 높은 것은 젊은 사람들이 가지 않으려는 일자리가 국내에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국내 일자리를 청년들이 갈만한 일자리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용지표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질 낮은 일자리도 동시에 늘었다"며 "고용이 됐다 금방 실업에 빠지는 비정규직과 같은 저임금 일자리가 늘고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E-9 비자 외에 E-7 비자가 크게 늘었다. 외국 인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김유진·조용훈·이민우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