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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15일 10: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산업 특성상 신약개발이 장기화되고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하면서 수년간 매출보다 비용이 더 큰 구조를 갖는다. 이에 업계는 수익성을 개선할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연구 및 제조(CDMO)사업을 택하고 있다. <IB토마토>는 CDMO사업으로 성과를 보인 기업들의 성장성과 경쟁 방식을 점검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바이오의약품 위탁 연구 및 제조(CDMO)사업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8년부터 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합류시키면서 CDMO사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엔데믹 영향으로 바이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과 반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 계약을 189건(CMO 80건, CDO 109건)까지 늘리면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CDMO사업 1위 자리 다지기…바이오에피스 자회사 편입 효과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452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에 날개를 달기 시작한 지난해 동기(3461억원)보다 28.63% 더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증가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5871억원으로, 전년(11627억원)보다 36.5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에서 개발까지 위탁하는 CDMO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CDMO사업은 다른 기업의 의약품을 대신 생산(CMO)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CDO)까지 대신하는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사업 영역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를 맡긴 영향이 크다.
여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 합작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지난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1034만1852주)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100% 자회사로 편입해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를 전담시켰다. 이에 CDMO사업에 집중하면서 본격적인 1위 기업 굳히기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본격 편입한 지난해부터 CDMO사업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은 2016년(2946억원), 2017년(4646억원), 2018년(5358억원), 2019년(7016억원), 2020년(1조1648억원) 2021년(1조5680억원) 순이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2022년(2조3375억원), 올해 상반기(1조1178억원)에는 매출 성장세가 더욱 커졌다.
수주 잔고 7조1118억원…2025년 5공장 가동으로 가속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를 맡기면서 CDMO사업에서 독보적 1위 굳히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 계약을 189건까지 확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 CDMO사업으로 189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2015년부터 수주한 총 금액은 13조9771억원(원화 환산 기준)으로 현재 남아 있는 수주 잔고도 7조1118억원에 달한다.
지난 7월 Novartis Pharma AG와 5111억원의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잔고는 더욱 커지고 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로 5년 동안 구매 요청(PO)이 들어오면 분할 지급될 예정이기 때문에 한해에 최소 1000억원의 매출이 유입되는 셈이다.
아울러 글로벌 제약사의 스위스 자회사 한 곳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기존 CDMO 계약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까지 4837억원에 계약한 수주금액이 2027년까지 4920억원으로 총 83억원 늘었다. 이외 올해 상반기에만 계약 규모를 확장한 기업은 총 5곳이다.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기업들과 하반기에 계약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엔데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바이오 산업에서 제4공장을 풀가동하고, 제5공장을 신축하는 등 CDMO사업에서 확실한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4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특히 전체 공장 가동률을 살펴보면 상반기 기준 75.1%다. 4공장이 가동되기 전인 2021년(80.7%), 2022년(78.4%)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꾸준히 물량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5월 5공장(생산규모 18만L) 가동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4공장으로 체결했던 계약과 연계해 5공장 선수주 계약도 체결했다. 경쟁 기업들과 뚜렷한 격차를 벌리면서 CDMO사업 강자의 자리에 잡은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5공장 선수주 기업은 고객사 요청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등 3대 성장축을 기반으로 확장을 지속해 CDMO기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