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우선주…'폭탄 돌리기' 우려

주가상승률 상위 10곳 중 3곳 우선주
보통주와 괴리율 4배…메리트 없는 우선주
투기 세력 몰리며 급등…'소수계좌 관여 과다' 경고

입력 : 2023-09-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일부 우선주에서 유통주식수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급등락을 보인 우선주들의 주가는 보통주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일부 투기세력들의 매수세가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우선주에 몰리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이는데요. 세력의 수급에 따라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전일까지 최근 한달간 국내증시에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노루홀딩스우(000325)로 154.45%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노루페인트우(090355)태양금속우(004105)도 각각 98.43%, 100.00% 오르며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종목에 올랐습니다.
 
일부 우선주들의 급등세는 최근 증시 전반에서 보여집니다. 지난 13일 노루홀딩스와 노루페인트 우선주가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유유제약2우B(000227)(27.22%), 유유제약1우(000225)(10.48%), 진흥기업2우B(002787)(8.50%) 등이 올랐고, 지난 11일에는 두산우(000155)두산2우B(000157)가 상한가에 올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부 우선주 급등락에 경계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선주들의 주가가 펀더멘털로 설명할 수 없는 과도한 상승률을 보이며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어섭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이익 배당과 잔여재산을 분배할 때 우선권을 가진 주식을 말합니다. 기업가치를 공유하는 동일 기업인 만큼 우선주 주가도 보통주와 연동되는 성향이 강하죠. 최근 급등락을 보인 우선주들의 경우 보통주의 주가와 관계없이 주가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통상 우선주의 경우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의 70~80%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배당금은 액면가 기준 1% 이상 더 받기 때문에 배당투자를 위해 우선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선주들이 급등해 배당수익률이 오히려 보통주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의결권을 포기하는 대신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얻는 우선주 투자 가치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최근 주가 상승률 상위를 기록한 노루홀딩스(000320) 우선주의 경우 전일 종가가 5만원으로 보통주(1만1860원) 대비 4.2배 높은 수준입니다. 노루홀딩스는 지난해 보통주에 500원, 우선주에 505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요. 올해도 같은 배당금을 가정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보통주가 4.22%로 우선주(1.01%)보다 3.21%포인트 높습니다. 노루페인트(090350)(2.5배), 태양금속우(1.7배), 유유제약2우B(3.0배) 등도 보통주와 우선주가 높은 괴리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통물량이 적어 쉽게 움직이는 우선주에 일부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한 달간 노루페인트와 태양금속 우선주는 각각 4차례, 5차례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로 거래소의 경고를 받기도 했는데요. 노루홀딩스의 경우 우선주의 상장주식수가 24만3599주로 최근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은 3만주에 불과합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펀더멘탈만 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유동성이 낮은 우선주는 급등락하기 쉬워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결국 수익률 게임인데 주가를 끌어올린 세력이 빠지고 나면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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