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최악…길 잃은 한국경제

OECD에 이어 ADB도 성장률 '종전 유지'
아시아 성장률 4.8%…7월보다 0.1%포인트 ↑
경기 저점 '바닥론'…한국경제 반등은 안갯속
수출 상반요인…소비·투자 제약 등 하방요인 '혼재'

입력 : 2023-09-21 오전 4:00:00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번 전망대로 유지하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은 안갯속에 놓인 형국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경기 저점을 찍었다는 '바닥론'이 나오고 있지만 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투자 제약 등 하방요인이 혼재해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될 전망입니다.
 
2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2023·2024년 경제성장률을 7월과 동일한 1.3%, 2.2%로 각각 유지했습니다.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는 얘기로 사실상 바닥을 찍은 한국경제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버팀목인 수출과 관련해서는 올해와 내년 수출 증가 등 상방요인을 예상했습니다. 앞서 우리 정부도 올해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지속으로 반등 가능성은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2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2023·2024년 경제성장률을 7월과 동일한 1.3%, 2.2%로 각각 유지했다. 사진은 강남구 테헤란로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무역협회가 2주에 걸쳐 2000여개 업체를 조사, 산출한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보면 중간값인 100 기준보다 낮은 90.2를 기록했습니다. 무역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입니다.
 
8월 수출은 -8.4%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재고율은 123.9%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더욱이 고금리로 인한 민간 소비와 투자 제약 등 하반요인도 혼재돼 있습니다. 가계부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소비, 투자의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1.7%에 달합니다. 조사 대상인 주요 61개국 중 4위입니다. 
 
상품소비를 나타내는 7월 소매판매 지수는 -1.7%로 집계됐습니다. 또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생산자물가' 지수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집중 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오른데다 국제유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1.16으로 전월보다 0.9% 올랐습니다.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증감 폭은 올 4월 -0.1%로 하락한 이후 5월 -0.4%, 6월 -0.2%를 보이다 7월 0.3%로 상승했습니다. 
 
농림수산물은 7.3% 올랐으며 석탄·석유제품 11.3%, 화학제품 1.4%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생산자물가는 텀을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올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2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2023·2024년 경제성장률을 7월과 동일한 1.3%, 2.2%로 각각 유지했다. 그래픽은 아시아개발은행 한국·아시아 경제 전망. (그래픽=뉴스토마토)
 
아시아 지역의 성장률도 불안 전망이 우세합니다. ADB가 예측한 올해 아시아 지역 성장률 전망은 직전 7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한 4.7%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부동산 침체로 인한 중국 성장률 하향조정 등의 영향이 주된 배경입니다.
 
반면 2024년 아시아 지역 성장률은 4.8%로 7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이나 사실상 올해와 변동이 크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를 비롯해 엘니뇨로 인한 식량안보 악화·주요선진국의 통화정책·금융안정성 등이 아시아 지역의 위험요인이라는 게 ADB 측의 설명입니다. 
 
2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2023·2024년 경제성장률을 7월과 동일한 1.3%, 2.2%로 각각 유지했다. 그래픽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경제 전망치.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OECD도 중국경제 둔화가 예상보다 급격하게 이뤄진데다, 원자재 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 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습니다. 글로벌 금리인상 역효과도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한 상태입니다.
 
ADB 측은 "한국 경제가 부진한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상방요인과 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 투자 제약 등 하방요인이 혼재해 성장률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OECD 측은 "각 국가에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완화될 때까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재정 여력을 확충해야한다"며 "노동·상품시장 장벽 철폐, 기술개발 강화 등 공급측 구조 개혁과 함께 글로벌 교역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수출 기업이 수요 부진, 원가 상승, 단가 인하 압력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입 원자재 할당 관세 적용을 연장·확대하고 수출 기업에 무역 금융, 수출 바우처 등 실효성 있는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2023·2024년 경제성장률을 7월과 동일한 1.3%, 2.2%로 각각 유지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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