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윤석열정부 들어 비리 경제인에 대한 사면이 이전 정부와 비교해 지나치게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정부는 배임 등 경제범죄를 저지르고 구속된 비리 경제인을 사면하는 이유로 ‘침체된 서민 경제의 활성화’를 언급했는데, 그 취지에 맞지 않는 인물도 사면됐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박근혜정부 2명, 문재인정부 0명, 윤석열정부 35명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2013년 이후 윤석열정부 전까지 비리 경제인 사면은 2명이었다”며 “윤석열정부는 1년 반 동안 35명을 사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윤석열정부 들어 경제인 사면은 지난해 4명, 올해 31명입니다. 다만 올해 사면된 31명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경제인은 12명입니다.
박근혜정부 때는 2명의 경제인이 사면됐고, 문재인정부 때는 단 한 명도 사면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윤석열정부에서는 이전 두 정부의 경제인 사면 숫자 합보다 최대 17배, 최소 7배는 많습니다.
앞서 윤석열정부는 올해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2176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진행했는데요. 이 중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과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 등 경제인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지난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등이 특별사면 됐습니다.
“경제 살리겠다며 퇴임한 경제인 사면?”
당시 정부는 경제인을 사면하는 이유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몇몇 사면 경제인은 경제 살리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번에 사면하신 분 중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확 회장이 있습니다, 이미 올해 5월에 퇴임했습니다. 공개적으로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난 사람이에요. 이분이 서민경제 살리기를 위해서 복권되면 뭐가 달라집니까?”
이 의원은 또 “이중근 회장의 회사인 부영은 나라 땅과 나랏돈으로 공공임대 주택사업을 하는 회사였는데, 분양 전환할 때 건축비 부풀려서 공공임대 임차인들한테 과다이익을 얻어 재계 20위까지 도약한 회사”라며 “서민경제를 살리는 게 아닌 서민경제를 죽인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면권자의 정치적 판단”
이 의원은 “이번에 사면된 31명의 경제인에 대해 법원에서 확정된 벌금 액수만 359억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82억원의 벌금이 사면돼 국민적 비판이 컸다”며 이번에 벌금 사면이 있는지 질의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벌금 사면은 없고, 징역형 사면 중에도 벌금 안 낸 경우에 사면한 경우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사면은 역대 정부가 계속 해왔고 사면권자인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다. 제가 거기에 대해서 특별히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