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리포트)강스템바이오텍, 임상 실패에도 유증...'양치기 소년' 오명벗나

재무구조 악화에도 '퓨어스템-에이디주' 임상 3상 재도전

입력 : 2023-10-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인 강스템바이오텍은 2010년 설립 후 2015년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지만 잇따른 유상증자에도 뚜렷한 신약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의 주력인 줄기세포 사업은 자체 개발한 다분화능을 가진 줄기세포를 인간 제대혈로부터 고순도로 분리하고, 대량 배양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죠.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 주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퓨어스템-알에이 주, 골관절염 치료제 퓨어스템-오에이 키트 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임상을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가 당초 계획과 달리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고, 기대를 모았던 임상 시험도 실패로 끝나면서 시장에서 신뢰도 하락과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120억2847만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습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의 줄기 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 중 임상 진행이 가장 빠른 것은 임상 3상 중인 퓨어스템-에이디 주인데요.
 
퓨어스템-에이디주는 세계 최초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로 기대를 받았지만, 2019년 한 차례 임상 실패를 겪은 이후 2021년 제형 변경으로 임상 프로토콜을 재설계해 임상 3상에 도전했지만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자금난을 호소하며 임상 3상을 명목으로 주주들에게 자금 지원을 호소하며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357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조달 규모가 257억원으로 줄었습니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로 2027년까지 연구개발(R&D)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임상이 계획대로 진행돼 신약 개발까지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과거에도 퓨어스템-에이디 주 임상 3상을 명목으로 8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했지만 결과는 임상 실패로 끝났는데요. 이번에도 유상증자 이후 아무런 성과 없이 임상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줄기세포 치료제 주요 파이프라인(사진=강스템바이오텍 홈페이지)
 
임상 종료 예상 시점 내년 2월로 연기   
 
강스템바이오텍은 올 8월에 퓨어스템-에이디주 임상 종료하고 2024년 제품 허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또다시 내년 2월로 연기됐습니다. 회사 측은 내년 2월 임상 3상을 마치면 7월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2025년 2분기 안에 품목허가 승인이 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며, 퓨어스템-에이디주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퓨어스템-에이디주 임상 종료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성과 없이 투자자들에게 자금 지원을 호소하며 제시하는 장밋빛 청사진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인데요.
 
강스템바이오텍의 자금 사정은 갈수록 악화되는 실정이죠.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1억6493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3% 감소했습니다. 최근 3년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계속 줄고 있죠. 2020년 99억6867만원에서 2021년 75억4158만원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46억8056만원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쪼그라들었는데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116.0%로 매출액 62억5191만원을 훌쩍 넘는 72억5228만원을 연구개발비로 쓰고 있죠. 앞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캐시카우 확보가 중요한데요. 세포치료제 위탁생산(CMO) 사업이 현금 창출원으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죠.
 
지난달 강스템바이오텍의 세포치료제 CDMO 고객사인 클립스비엔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윤부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변경 시험계획서를 제출했는데요. 윤부줄기세포치료제는 유전적 또는 외상, 감염, 수술적 손상 등의 후천적 요인으로 윤부에 광범위한 손상이 생기는 난치성 안과질환 치료제로 현재까지 시장에 진입한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습니다.
 
해당 치료제의 CMO를 맡고 있는 강스템바이오텍은 윤부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이 추후 임상시험용 치료제 제조 및 생산을 거쳐 상업화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죠.
 
강스템바이오텍은 안과용 윤부줄기세포치료제의 위탁생산 외에도 만성척수손상 환자를 위해 신경전구세포로 분화시킨 세포치료제 위탁생산, 창상치료제를 위한 엑소좀 생산 및 품질시험, mRNA(메신저 리보핵산) 탑재용 제대혈줄기세포 제공 및 위탁생산 등을 수주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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