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2032년까지 총 사업비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2바이오 캠퍼스를 완성하겠습니다. 이곳에 들어서는 4개 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72만 리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5공장은 2025년 4월 최초 공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현재까지 32% 정도 건설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노균 EPCV 센터장(부사장)은 지난 1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진행된 '제2바이오캠퍼스 및 5공장 프로젝트' 설명회에서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계획과 5공장 설계 특징에 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존림 대표도 설명회를 찾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원들 덕분에 잘 성장해 왔고, 임직원을 위해 최고의 복지시설인 바이오플라도 개관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5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제2바이오캠퍼스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는데요. 5공장 총 투자비는 1조 9800억원, 연면적은 9만 6000㎡ 규모입니다. 5공장의 생산능력은 총 18만 리터로,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로직스는 전세계에서 1위 규모인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됩니다. 5공장을 건설하면서 5000여 명이 인력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5공장 가동 시기를 2025년 9월로 잡았으나 같은 해 4월로 5개월 단축한다고 밝혔는데요. 노 부사장은 "올해도 10월 기준 지난해 수주 실적을 초과할 정도로 좋은 수주 현황을 보이고 있고, 항체 의약품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공급 능력을 빨리 확보해야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수의 글로벌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들의 증설과 중소형업체 신규 CMO 시장 진출 등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항체 의약품 수요가 다른 사업보다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적정한 템포로 쫓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공급 과잉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하는 속도에 따라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진행된 '제2바이오캠퍼스 및 5공장 프로젝트'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홍연 기자)
노균 EPCV 센터장(부사장)이 제2바이오캠퍼스 및 5공장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이유로 지난 10여 년간 축적된 공장 건설 노하우를 꼽았습니다. 1~4공장 건설 과정의 최적의 사례를 집약한 디자인으로 5공장을 설계했으며, 특정 디자인 등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쿠키컷(Cookie-Cut)' 방식을 적용해 공사 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노 부사장은 "5·6·7·8 공장이 복제품처럼 비슷하게 보일 수 있도록 생산시설 안에 있는 모든 설비와 필요한 장비를 표준화·단순화해 전체 단지 운영에 들어가는 효율을 극대화했다"면서 "2단지 4개 공장을 표준화시킴으로써 인력 순환 배치와 직무교육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통합된 벨리데이션 방식을 통해 생산시설 구축 시 검증 절차와 문서 작업을 효율화하고, 공장 운영 시 부품 호환이 가능해 최적화된 스페어 파트(예비부품)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날 방문한 5공장 건설 현장에서는 한창 PC 골조 공사와 RC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푸집이 안 보였고, 대신 크롤라크레인 8대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건물의 구성 요소를 공장에서 제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듯 설계하는 '모듈식 건축' 때문이었는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 현장. (사진=홍연 기자)
5공장 건설 현장에 자리한 설명회 관련 판넬. (사진=홍연 기자)
5공장 건설을 총괄하는 배형우 P5 T/F 그룹장은 "모든 부품을 사전에 선주문해 조립된 부품을 가지고 현장에서 건물 골조를 완성하는 방식"이라면서 "현장에 크레인 8대를 두고 기둥을 레고 조립하듯이 끼워 넣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5공장에는 배양을 위한 다양한 용량의 탱크류도 배치될 예정입니다. 배 그룹장은 "여러 가지 공정들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떨어지는 그래비티(중력) 형태로 설계하고 있다"면서 "배양부터 정제까지 총 200여개의 배양기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에 4층이었던 건물 높이 압축해 3개 층으로 이뤄진 생산시설에서 배양부터 정제까지 공정을 기존보다 간단히 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가장 앞에 위치한 MS(생산지원)동에는 분석실험실, 중앙통제실, 중앙창고가 자리할 예정입니. 이곳을 중심으로 5,6,7,8공장이 방사형으로 배치돼 지원을 담당합니다. 기존 제1캠퍼스의 공장은 랩실험실, 중앙 제어장치 등이 공장별로 위치했지만 2캠퍼스에서는 MS동이 모든 공장을 중앙에서 통제하는 한편, 제품 샘플을 따서 이뤄지는 실험도 한 군데서 이뤄집니다. 설비를 통제하는 시스템을 통합해 중앙화함으로써 공장제어와 데이터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제2바이오캠퍼스는 항체 의약품 중심으로 생산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을 비롯한 제2바이오캠퍼스 설계 시 운영 효율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부문에 자동화를 도입했습니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운반했던 샘플 등을 중앙 스파인 브릿지를 통해 다른 건물로 자동 이동 시킬 수 있도록 하고, 무인충전시스템을 도입해 작업자가 화학물질의 주입량 등을 수동으로 입력해야 했던 환경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을 계속 선점해 나가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시장 수요와 고객사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신뢰도를 높이고, 생산·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을 지속 확대하는 3대축 전략을 중심으로 글로벌 톱티어 종합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