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제약사 오너3세 등판)③우주 드라이브 거는 보령…김 대표 경영능력 재입증하나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등 실적 개선…용각산·젬자 등 매출 확대
보령바이오파마 매각하고 우주사업 확장…세번째 매각 시도
보령홀딩스 김 대표 지분 22.6%…매각 대금, 경영 승계 사용도 관심

입력 : 2023-11-29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7: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세대교체라는 말이 화두에 올랐다. 전통적인 구조로 사업을 영위하던 제약회사들은 오너 3세 경영에 돌입하면서 신사업 추진, 체질 개선 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경영 세대교체 닻을 올리고 적극적인 변화에 나선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일궈낸 경영 성과 및 상황 등을 중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보령(003850)그룹의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가 보령바이오파마에 이어 지난해부터 보령 경영에 참여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해 경영능력을 입증받은 모습이다. 여기에 김 대표는 미래신성장동력으로 신약개발에 유리한 우주산업을 낙점하면서 알짜 자회사인 보령파이오파마 매각에도 나섰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매각을 통해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지분 강화도 함께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령 본사 전경.(사진=보령)
 
역대 최대 매출 달성…LBA전략이 통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의 영업이익은 535억원으로,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보령홀딩스에 이어 보령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김정균 대표가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김은 보령 회장의 장남으로 2014년 보령제약 전략기획실에 이사대우로 입사했다. 이후 보령홀딩스에 2017년 상무로, 2019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지난해부터 보령 대표이사도 엮임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
 
보령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던 이유는 지난해부터 실행한 항암제 분야 오리지널 품목 인수(LBA)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이 LBA전략으로 인수한 제품은 젬자, 자이프렉사, 알림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자이프렉사와 알림타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각각 107억원, 163억원으로, 2021년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던 매출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존 주력 제품인 용각산의 매출도 지난해 3분기 75억원 수준이지만, 올해 3분기 167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난 영향도 컸다. 같은 기간 젬자의 매출도 21억원에서 125억원으로 확대됐다. 두 제품 모두 전문의약품(ETC)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반 상품에 비해 마진이 크다.
 
신사업으로 '우주 헬스케어' 낙점…자회사 매각까지 나서
 
보령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LBA전략을 구사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가운데, 김 대표는 자리에 오른 후 미래성장동력으로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낙점했다. 우주 헬스케어 사업의 일환으로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까지 추진하면서 우주 사업에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보령바이오파마는 한국MSD의 백신 유통과 공급을 담당하게 됐고 케이엘앤파트너스와 협상이 추진되면서 빠른 매각이 진행될지 주목된다.
 
우주는 중력의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단백질 결정이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신약개발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보령이 향후 신약개발 및 생산과 우주 여행 및 거주하는 지구인을 위한 의료시스템 구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 등도 우주 공간을 활용한 신약 개발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보령이 국내 최초로 우주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보령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우주 헬스케어 사업으로 시작한 건 맞다"라며 "지금은 더 범위가 확대됐는데 구체적인 사업 영역은 공개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액시엄 스페이스에 1000만 달러(한화 기준 약 127억원)를 투자했으며 12월에는 5000만 달러(약 649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LA에서 제1회 케어 인 스페이스 행사를 주최하고 올해 액시엄과 우주를 위한 합작 법인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면서 우주에 대한 남다른 진심을 보였다.
 
특히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을 진행하면서 김 대표의 광폭 행보가 이어졌다. 당초 김 대표는 보령바이오파마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당시 기업가치를 7000억원으로 평가받았지만 무산됐다.
 
올해부터는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올해 2월 동원산업에 실사우선권을 부여하면서 5000억원 이상에 매각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동원산업은 4000억원 이하의 금액을 제안하면서 양측의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계약이 불발됐다. 이후 6월에는 화인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동일한 사유로 취소됐다.
 
 
현재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수한 후 IPO를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피씨엘도 매각 추진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매각 대상자와 관련된 <IB토마토>의 질문에 "보령이 협상하는 주체는 케이엘앤파트너로 알려져 있고, 거기에 또 어떤 관계자가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한국MSD와 손을 잡고 백신 유통 및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폐렴구균 백신(프로디악스23), 15가 폐렴구균 백신(박스뉴반스), 로타 바이러스 백신(로타텍), 대상포진 백신(조스타박스)를 담당하게 된다. 현재 매각 논의가 진행 중인 시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될 수 있는 것이다.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으로 경영 승계도 '속도'
 
업계에서는 알짜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 이유를 우주 헬스케어 사업 투자금 확보뿐만 아니라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도 속한다고 분석한다. 현재 보령홀딩스의 지분을 김 회장 44.93%, 김 대표 22.6%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 승계를 위해서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경영 승계에 사용한다면 김 대표가 보령홀딩스의 지분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은 보령파트너스가 69.29%, 김 대표가 1.78%를 소유하고 있으며, 보령파트너스는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 100% 개인회사다. 사실상 매각 대금을 김 대표 일가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보령은 보령홀딩스가 37.1%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령홀딩스 지분 확보를 통해 계열사 전반적인 지배력 강화와 경영 승계를 안전히 이어갈 수 있다. 현재 보령바이오파마의 인수 대금은 4000억원 중반대로 알려져있다.
 
보령관계자는 매각 자금 용도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게 아니라 알 수 없다"라고 답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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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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