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이틀에 걸쳐 진행한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균용 전 후보자 때와 달리 의원들의 고성은 보기 어려웠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자질 부족·도덕적 비리 등 큰 흠결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임명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국민들의 사법부 불신, 책임감 느껴”…“법원 소외지역에 신설 검토”
6일 진행된 조 후보자에 대한 2차 청문회에서 여야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조 후보자에게 사법부의 당면 과제를 언급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 제안과 당부 등이 쏟아졌습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사법부 불신’을 체감하는지 묻자, 조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판결이 간혹 있었다”며 “사법부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법원의 정당방위 성립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에는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엄격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지역민의 경우 법원이 없어 ‘재판받을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우려에는 “법원이 없는 지역의 지방법원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이 세종시에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는데 시·군법원만 존재해 대전지방법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와 안동지역의 법원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른 답변입니다.
이어 같은 당 정점식 의원도 “인구 1000만명이 안 되는 서울은 5개 지방법원 있는 반면 인구 1300만명이 넘는 경기도는 수원과 의정부지방법원만 있다. 경북·전남·충남·세종 등 광역단체 4곳에는 지방법원도 없다”며 법원 신설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법원 신설의 필요성을 예전부터 생각해왔다”며 “국회나 정부에서 도와준다면 저희 법원은 언제든지 주민 편익을 위해 법원을 설치하고 확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르면 8일 본회의서 임명동의안 표결
이번 청문회는 후보자 개인에 대한 신상털기보다 사법부 정책에 대한 질의와 답변 위주로 이뤄져 건설적인 청문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그 어떤 청문회보다 정책에 집중하고 여야 간 신뢰와 예의를 지켜가며 진행됐다고 자평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를 마친 뒤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보고서가 채택되면 이르면 오는 8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됩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