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가격은 그대로 용량만 줄인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상품이 지적된 가운데 73개 가공식품 품목 중 상품 37개가 용량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3건 제보 중에서는 우유·사탕 품목인 9개 상품이 용량을 축소했습니다.
정부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을 막기 위해 온라인 판매 상품까지 단위가격 표시제를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단위가격의 표시 품목 범위도 컵라면, 즉석조리식품류, 위생용품 등까지 확대할 방침입니다.
특히 소비자 고지 없이 용량·규격·성분 등 중요사항을 변경할 경우 부당 거래 행위로 규정하는 등 과태료 부과 기반도 마련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 포털 '참가격' 내 209개 가공식품 상품(73개 품목)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19개 상품(3개 품목)의 용량축소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언론을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보도된 건에 대한 조사결과까지 포함할 경우 37개 상품(9개 품목)의 용량축소가 확인됐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허니버터아몬드로 유명한 '바프(HBAF)'는 와사비맛, 군옥수수맛 등 총 16개 맛별 아몬드 상품의 용량을 줄였습니다. 기존 210그램, 130그램이었던 용량은 올해 1월 이후 각각 190그램, 120그램으로 줄었습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비엔나(2개 묶음)도 기존 640그램에서 12.5% 줄어든 560그램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용량은 올해 7월부터 20매 400그램이 360그램으로, 15매는 300그램에서 270그램으로 10%씩 줄었습니다.
지난달 23일부터 운영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53개 상품 중 2개 품목(9개 상품)에서도 용량축소가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호올스 스틱 7종이 올해 3월부터 17.9%씩 줄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용량도 10.0% 감소했습니다. 풀무원 핫도그 4종, 카스 캔맥주, 해태 고향만두,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CJ제일제단 숯불향 바베큐바 등도 용량 감소를 보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9개 상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19개 상품에서 용량축소가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가공식품 조사 결과. (사진=한국소비자원)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 대응책인 '용량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방안'을 밝혔습니다.
우선 단위가격 표시제 품목이 확대됩니다. 현재 84개 품목 외 즉석조리식품류, 컵라면, 위생용품 등도 단위가격 표시품목에 추가합니다. 대규모 점포의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단위가격 표시는 온라인까지 확대합니다.
식품 및 생활용품의 단위가격이 변동할 경우 포장지에 '변경 전 용량', '변경 후 용량'으로 표시하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합니다. 식품을 제품명으로 사용한 원재료의 경우 함량이 달라지면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합니다.
아울러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 행위도 지정합니다. 소비자에 대한 고지 없이 용량·규격·성분 등 중요사항이 변경될 경우 적용됩니다. 이 경우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사업자 자율협약을 통해 식품 제조사가 생산제품의 용량 변경 시 해당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하겠다"며 "유통사를 통해 주요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의 용량정보를 공유받아 소비자원이 별도로 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원의 직접 모니터링 품목도 현재 128개에서 158개로 확대하겠다"며 "소비자단체 및 신고센터 운영을 통한 모니터링으로 용량 변경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적시에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9개 상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19개 상품에서 용량축소가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장보는 시민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