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올해 글로벌 OTT는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리즈와 예능을 내놓았습니다. 넷플릭스만 해도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를 28개 제작했습니다. 디즈니+ 역시 대중을 열광시킨 '무빙'을 비롯해 17개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토종 OTT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는 올해 제작 편수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쿠팡플레이 'SNL' 존재감
쿠팡플레이는 올해 시리즈의 경우 '미끼', '소년시대'를 선보였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대학전쟁'을 제작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서비스 오픈 단계부터 꾸준히 제작해온 'SNL' 시리즈가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더구나 'SNL' 시리즈는 이미 유튜브에서 쇼츠를 통해 많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대학전쟁'의 경우 두뇌 승부 서바이벌로 호평 받았으나 일반인 참가자, 두뇌 서바이벌이라는 마이너한 장르적 특성 등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한 '미끼'는 '스위치-세상을 바꿔라' 이후 5년 만에 복귀한 장근석과 '날아라 개천용'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이엘리야가 출연해 주목받았습니다.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며 역대급 엔딩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작품의 완성도에는 호평이 이어졌으나 화제성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올해 초 '미끼'를 내놓은 쿠팡플레이는 한동안 스포츠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집중하다가 최근 '소년시대'를 공개했습니다. '소년시대'는 첫주 대비 총 시청량이 934% 증가하는 등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포스터.(사진=쿠팡플레이)
티빙, 올해 시리즈 5개 제작
티빙은 올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13개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한 티빙은 올해 5개의 작품을 내놓는 데 그쳤습니다. 티빙은 올해 '방과 후 전쟁활동',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 '잔혹한 인턴', '운수 오진 날', '이재, 곧 죽습니다'를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공개된 '몸값'만큼의 화제성과 성과를 거둔 작품이 없습니다.
예능, 다큐멘터리는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작됐습니다. 올해는 '두 발로 티켓팅', '만찢남', '웹툰싱어', '더 타임 호텔', '더 디저트', '결혼과 이혼 사이2', '마녀사냥 2023', '브로 앤 마블', '소년 소녀 연애하다', '환승연애3'가 공개됐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케이팝 시장을 조명한 '케이팝 제너레이션', '아워게임: LG트윈스'가 제작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성공을 거둔 '결혼과 이혼 사이' 시즌2, '마녀사냥' 시리즈, '환승연애' 시즌3 등 인기 예능의 후속 시즌을 주로 제작했습니다. '환승연애'처럼 꾸준히 화제가 되고 호평을 받는 작품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 포스터.(사진=티빙)
웨이브, 시리즈·예능 저조
올해 웨이브는 총 5개의 작품을 내놓는 데 그쳤습니다. 오리지널 시리즈는 '박하경 여행기'와 '거래'를, 예능은 'WET!', '피의 게임2', '국가수사본부'가 전부였습니다. 웨이브는 지난해 시리즈만 4개를 내놓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약한영웅 Class1'은 2022년 웨이브 유료 가입자 기여도 1위, OTT 화제성 1위 등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박하경 여행기', '거래'는 지난해 '약한영웅'만큼의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마저도 시즌2는 웨이브가 아닌 넷플릭스에서 제작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여편의 프로그램을 제작했지만 올해는 3편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피의 게임2'는 흥행성 면에서 이전 웨이브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피의 게임2'는 안전 문제를 비롯해 지나치게 자극적인 장면으로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피의 게임2'는 TV-OTT 통합 화제성 지수 1위를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토종 OTT와 글로벌 OTT가 내놓은 작품 수만 보더라도 경쟁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글로벌 OTT는 물량 공세를 넘어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캐스팅, 프로모션, 제작 환경 등 다양한 부분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더라도 글로벌 OTT를 쫓아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웨이브 '거래' 포스터.(사진=웨이브)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