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올해에도 다양한 작품이 시청자들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드라마 시장은 안방극장의 몰락이라고 할 만큼 위기를 겪었습니다. 과거 지상파는 평일 오후 10시 시간대 주요 드라마를 편성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프라임 타임이 수목 드라마가 방송되는 오후 10시 였습니다. 지상파 역시도 수목 드라마에 톱스타를 기용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을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월화 드라마는 고사하고 수목 드라마조차 편성에서 빠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제작되는 드라마 역시 과거 20부작에서 16부작으로, 다시 회차를 줄여 12부작, 10부작으로 제작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8부작 드라마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얼어붙은 방송가 드라마 편성에 많은 작품들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시장이 위기를 맞이 했습니다.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수 없으니 영화 개봉도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 투자 시장도 크게 위축이 됐습니다. 반대로 드라마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밖에 나가지 못하는 이들이 드라마, OTT를 본격적으로 소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제작 투자가 활성화가 됐습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드라마 역시도 사전 제작 방식을 취하다 보니 편성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촬영에 먼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쏟아져 나온 드라마 물량을 글로벌 경제 위기와 광고 시장 위축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겁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2024년 상반기 드라마 라인업은 결정이 난 상태입니다. 일부 방송사는 상반기 라인업 결정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드라마 시장에서 시청률보다 화제성에 비중을 두고 있긴 하지만 광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시청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 입장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는 작품, 그리고 동시간대 경쟁작, 시간대 등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제작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촬영을 마친 뒤 달라진 분위기로 인해서 편성에서 밀려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사실상 JTBC, SBS, tvN은 중소 제작사에서 편성을 따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JTBC는 SLL, SBS는 스튜디오S, tvN은 스튜디오드래곤이지 않나. 결국 갈 곳은 ENA채널 아니면 LGU+, OTT뿐이다"고 했습니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의 말처럼 최근 한국 드라마가 TV편성보다는 OTT로 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IP(지식재산권)입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이 등장했을 때 저작권이 OTT로 넘어가는 상황 때문에 국내 제작사가 계약을 꺼렸습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의 성공 이후 국내 제작사가 IP가 넘어가더라도 OTT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넘어간 IP가 창작자가 아닌 글로벌 OTT의 배를 불린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포화 상태인 한국 드라마 제작 시장에서 제작비를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더욱이 편성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이러한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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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