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충돌에 전략공천 '최소화'…뇌관은 '용핵관'

김경율 '전략공천' 문제 제기
'시스템 공천' 유명무실 지적도
전략공천 '윤핵관' 퍼즐 복잡

입력 : 2024-01-23 오후 5:31:4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면충돌로 여당의 전략공천이 '최소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초유의 갈등 단초 중 하나가 김경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전략공천을 둘러싼 논란인 만큼, 여당이 특정 인사를 꽂는 공천을 최소화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최초로 '시스템 공천'을 내세워 당내 분란을 막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른바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이 시스템 공천 퍼즐에 '뇌관(화약을 점화하는 데 쓰는 발화용 금속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앞서 영접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전략공천 확대 땐초유 갈등 재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3일 중앙당사에서 2차 회의를 열고 4·10 총선 공천 규정을 논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동일 지역구 중진 의원과 탈당 경력자 페널티와 공천·단수 공천 등 전략 공천 관련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공관위에서는 최고의 공천이 최선의 선거 운동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원칙 기준이 바로 선 공천이 승리를 담보한다고 생각한다. 시스템 공천 통해 국민의힘이 선거에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16일 첫 회의를 열고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배제) 기준과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의원에 대한 최대 35% 경선 득표율 페널티 방침, 권역별 경선 여론조사 방식 등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공천의 핵심은 전략공천 기준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당내 분란을 막기 위해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김경율 비대위위원의 마포을 출마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공개 사과를 요구해 온 김 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발표해 '시스템 공천'에서 벗어난 '전략공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 측은 한 위원장이 김 위원을 출마자로 지목하자 '낙하산 공천'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부터 최측근이었던 한 위원장을 겨냥해 공천 '부정 입찰'을 언급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은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지자 "당에서 정한 절차대로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김 당협위원장에게는 "이른 시일 내에 찾아뵙겠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 마포을 출마하는 김경률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용핵관·검핵관'도 경선 불가피
 
'용핵관' '검핵관'들이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에 뇌관으로 작용해 공천 퍼즐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스템 공천으로 후보가 정해진다면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용핵관' '검핵관'들의 자리도 불확실해지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용핵관'은 행정관급까지 포함해 20~30명에 달합니다. 수석급에서는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과 김은 전 홍보수석, 안상훈 전 사회수석,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 등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강 수석은 사울 마포갑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는데요. 이번에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 출마를 준비 중입니다. 이곳엔 현역인 4선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버티고 있어 공천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1대 총선 당시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당선된 김 수석은 이번에는 경기 성남분당을에 예비 후보등록을 했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김 수석이 경기자사에 출마해 비워둔 자리는 안철수 의원이 꿰찬 상태입니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검사 출신들의 잇따른 출사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전봉민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 출마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또한 이원모 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 지역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윤 정부 초기부터 윤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복심으로 꼽힙니다. 때문에 대다수는 윤 대통령과의 근무 연을 강조합니다. 현 정부 들어 검사 출신이 요직에 대거 기용된 데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출신이기 때문에 공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윤핵관과 검핵관들이 출마하겠다고 나선 곳은 이미 국민의힘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가 대다수입니다. 이 때문에 용핵관들이 국민의힘 공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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