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든 '보호무역'은 강화될 전망입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무역전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찌감치 공화당 대선후보 입지를 굳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중국에 '60% 이상'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재임 기간 '보호 무역주의' 기조를 유지한 만큼, 미중 무역전쟁 제2라운드는 예정된 수순입니다.
트럼프, 대중 60% '관세 폭탄' 예고
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에 60%의 관세율을 일괄 적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인터뷰에 앞서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대중 관세율을 60%로 일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보다 더 나아간 답변을 내놓은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18년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과 무역수지 불균형을 이유로 특정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2018~2019년 트럼프 행정부는 38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총 800억달러의 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도 농산물과 자동차 등 미국산 수입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사이 '무역전쟁'이 벌어진 건데요. 현재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이 12%인데, 5배가 넘는 관세율 적용을 예고한 셈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것은 무역 전쟁이 아니다"라며 "나는 (재임 시절) 중국과 모든 면에서 잘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어 "나는 중국이 잘 되길 원한다"며 "나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매우 좋아한다. 그는 내 임기 때 매우 좋은 친구였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을 넘어서 우리나라에 직접 미칠 파장도 우려됩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 179억달러를 기록했는데요. 바이든 정부 집권기인 지난해에는 445억달러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6년 사이 무역수지 흑자만 2.5배 늘어난 겁니다.
반면 미국의 한국 대상 무역적자 규모는 바이든 정부에서 467억달러까지 불어났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재집권 시 관세전쟁이 다시 일어나 다방면의 '수입규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트럼프 집권 2기에는 미국 재정적자를 줄이고 자국 제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국가에 10% 보편관세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모든 종류의 자동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를 원하며,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관세 등의 수단을 동원해 미국 노동자와 함께 공장을 건설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며 자국 내 자동차 공장 유치를 위해 관세를 '무기화'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미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폭스 뉴스 채널 타운홀 행사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공화당은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오는 15일로 앞두고 있다. (사진=뉴시스)
변치 않는 바이든 '미 우선주의'
현재 미국 내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승을 이어가며, 본선 대결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여론조사 상 결과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더라도 '무역전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가고 바이든 행정부 들어섰지만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적 태도에 유럽이 짜증 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제한적인 무역관을 되풀이하면서 유럽 관리들은 미국이 예전 같지 않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강화를 위해 유럽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동맹국들에 대한 무역 장벽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는 겁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집권 이후 임기 내내 대만·공급망 분야에서 중국 몰아붙이기에 집중해 왔습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군사 채널' 복원에는 합의했지만 여전히 대만 문제와 공급망 문제에 대한 갈등은 '구동존이'(공통점을 찾고 서로 다른 점은 그대로 둔다)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